급격한 시장 위축으로 수요 환기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일본 PC업계가 최근 또다른 고민에 빠져 있다. 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차기 운영체계(OS)인 윈도98의 출시가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주요 PC업체들은 당초 여름 성수기를 겨냥한 신제품 새 모델에 윈도98을 탑재해 침체 일로에 있는 국내 PC시장에 그나마 활력을 불어 넣겠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었다. 그러나 MS의 윈도98 출시 시기 최종 확정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PC업체들은 사실상 예년과 같은 시기에 새 모델을 내 놓기 위해서는 윈도98의 탑재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이 때문에 최근 일본 PC업체들은 여름 모델의 시판시기를 늦추는 것이 수요 환기를 위한 적절한 선택인지 아니면 윈도98의 탑재를 포기하고 예년과 같은 시기에 여름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바람직한 선택인지를 놓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후지쯔의 한 고위 관계자는 『윈도98 일본어판 출시를 기다려 신제품을 출하할 경우 본격 시판 시기가 7월 말로 늦어지게 된다』며 『(윈도98 일본어판 출시)가 예상보다 늦어질 경우 탑재를 포기하고 예년처럼 6월 초부터 출하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본IBM과 도시바도 『윈도98 플인스톨과 출하시기 문제는 아직 결정하기 힘들어 추이를 지켜본다』는 입장이고, 일본 최대 업체인 NEC도 『아직 검토 중이며 (신제품의) 출하시기도 결정해 놓지 않은 상태』라고 밝히고 있다.
윈도98 출하시기와 관련해 미 MS는 6월25일로 정해 놓고 있으나 일본어판의 출시는 이보다 더 늦을 것이 확실하다. 일본업체들이 윈도98을 새 모델에 탑재하기 위해서는 생산공정상 시판 1개월 이전에는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마스터 프로그램을 입수해야한다. 즉, 7월에 새 기종을 시판하기 위해서는 6월 초에는 일본어판 마스터 프로그램이 필요한 것이다.
현재 윈도98은 일본어판의 개발도 최종 조정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여름 성수기용 새모델 출시 시기에 맞출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름 성수기는 예년의 경우 6월 후반부터 시작돼 각 기업에서 보너스가 나오는 7월 1.2주에 절정을 이루고 이어 8월초부터 둔화되기 시작한다. 이 때문에 새 기종의 시판이 7월 중반이후로 미뤄질 경우 PC 판매에 막대한 영향을 줄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고 이 시기를 맞추기 위해 그나마 수요 촉진 요인으로 작용해 줄 것으로 기대되는 윈도98을 탑재하기 않은 채 새 모델을 투입할 경우 가득이나 악화될 대로 악화된 국내 PC시장에서 높은 수요를 기대하기는 더욱 어렵다는 게 업계의 고민.
이 때문에 일본 PC업계는 여름 신상품의 출하시기를 너무 늦추지도 않으면서 윈도98도 탑재할 수 있는 묘안을 찾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어느 한쪽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곧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심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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