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도 "디지털 시대"

가전제품시장도 아날로그 시대가 저물고 디지털제품이 이끌어가는 시대가 오고 있다.

컬러TV, VCR, 캠코더, 비디오디스크(VD)플레이어, 오디오 등 대표적인 가전제품들이 아날로그 제품 중심에서 최근 몇 년새 디지털제품으로 서서히 세대교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경향은 최근 일본전자기계공업회(EIAJ)가 발표한 「97~2002년 7대 AV품목의 세계수요 예측」에서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컬러TV, VCR, 캠코더, VD플레이어, 홈오디오, 휴대형 오디오기기, 카오디오 등 7개 품목의 수요를 오는 2002년까지 전세계에 걸쳐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다른 품목에 비해 보급률이 높은 TV나 VCR 등 주요 가전제품의 경우 신장률이 낮고 DVD플레이어 등 시장형성단계에 있는 디지털 가전제품은 높은 신장세를 보일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경우 DVD플레이어를 제외하고는 모두 연평균 1%대의 낮은 신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고 컬러TV, 홈오디오, 휴대형 오디오기기, 카오디오의 경우는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낮은 신장율을 보이는 한편 VCR는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EIAJ는 컬러TV는 오는 2002년까지 연평균 3.6%의 신장률을 보이며 안정적인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선진국의 경우 방송의 디지털화추세와 HDTV의 보급확대로 현행 아날로그 TV와의 교체수요가 기대되고 있고 개발도상국도 경제성장과 소득수준의 향상에 따른 잠재수요가 안정적인 수요확대를 뒷받침할 것으로 분석했다. 또 현재 전체수요의 25%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아시아지역의 경우 오는 2002년에는 30%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광폭TV의 수요는 미국, 유럽지역을 중심으로 보급이 늘어나 2002년시점에는 전체 컬러TV(약 1억3천9백만대)수요의 12.2%에 달하는 1천7백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5천18만1천대의 수요를 보인 VCR의 경우 오는 2002년까지 연평균 1.2% 늘어난 5천3백36만5천대의 수요에 그쳐 7대품목중 가장 낮은 신장률을 기록할 품목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방송의 디지털화추세에 따라 VCR도 디지털화 추세를 띠고 있다. 그러나 VCR시장은 신규수요라기보다는 기존의 아날로그 VCR에서 디지털 VCR로 바꾸는 대체수요가 대부분이어서 전체적인 수요확대에는 크게 기여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그동안 VCR 보급이 낮았던 동유럽이나 중남미, 아프리카지역에서는 높은 수요가 예상되고 있지만 아시아지역은 비디오CD나 CATV의 보급확대에 따라 소폭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캠코더의 세계수요는 지난해에 9백80만대에서 올해에는 1천만대를 넘어서고 2002년에는 1천2백7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부터 일본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디지털화 되고 있는 캠코더의 경우 올해는 이같은 경향이 전세계로 확산돼 2002년에는 디지털 캠코더가 기존의 아날로그 캠코더의 수요를 앞설 것이라는 예측이다.

7개 품목중 변화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품목은 VD플레이어. 지난해 VD플레이어의 세계수요는 1백13만대에 달했으나 DVD가 등장하면서 점차 모습을 감추기 시작해 오는 2001년무렵에는 DVD로 완전 교체될 전망이다.

미국, 일본, 유럽, 아시아 등 세계각지에서 보급이 확산되고 있는 DVD는 지난 97년에 80만대의 수요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DVD는 오는 2002년까지 연평균 70.7%의 높은 신장률을 유지하면서 1천1백53만대의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2002년 각 지역별 수요는 미국이 3백20만대,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지역이 3백만대, 일본이 2백20만대, 서유럽지역이 1백98만대, 기타지역이 1백15만대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밖에 휴대형오디오의 경우 2002년까지 2.5%의 신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한편 홈오디오와 카오디오는 각각 1.7%와 1.4%의 낮은 신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처럼 신장률이 저조한 가운데도 최근 오디오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것은 대용량, 고음질특성을 지니면서 향후 컴팩트디스크(CD)시장을 이어갈 차세대 디지털 매체로 각광받고 있는 미니디스크(MD). 오는 2002년에는 MD탑재제품의 비율이 세트스테레오부문에서는 24%, 휴대형 오디오기기에서는 27%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오디오부문에서도 디지털화가 미래의 가전제품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는게 지배적인 견해다.

<주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