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공학연구소(SERI)가 추진중인 슈퍼컴퓨터 3호기의 도입 대상업체가 한국IBM, 한국후지쯔, 한국실리콘그래픽스 등 3개사로 압축된 가운데 과연 어떤 제품이 선정될지에 중대형 컴퓨터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는 이번 슈퍼컴퓨터 도입액이 3천만달러 규모에 이르는 대형 공급 프로젝트인 데다 SERI에 슈퍼컴퓨터를 설치하는 것이 곧 국내 수퍼컴퓨터 시장에서 제품력을 인정받는 부수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등 그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당초 슈퍼컴퓨터 설치를 검토했던 기관 및 기업들이 국제통화기금(IMF) 한파 이후 계획을 취소하거나 무기 연기함으로써 당분간 국내시장에서 슈퍼컴퓨터 공급을 기대하기 힘들어 이번 SERI 슈퍼컴퓨터 3호기 공급경쟁에 참여한 3사는 공급권 획득을 위해 전력을 쏟아붓고 있다.
현재 SERI에서 운영중인 슈퍼컴퓨터 1, 2호기는 모두 실리콘그래픽스의 크레이 제품. 슈퍼컴퓨터 1호기(크레이 2S)는 지난 88년 말에 2천5백만달러, 2호기(크레이 C90)는 93년 말에 3천2백만달러를 각각 들여 설치됐다. 이들 제품은 모두 벡터방식으로 범용성과 고가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지난해 5월 보조전산기 개념으로 6백만달러를 들여 설치한 슈퍼컴퓨터도 다중병렬처리(MPP:Massibly Parallel Process)방식의 크레이 제품(T3E 900)이다.
따라서 5년마다 교체되는 과정에서 도입되는 이번 3호기가 IBM이나 후지쯔 제품으로 선정될 경우에는 「슈퍼컴퓨터=크레이」라는 등식이 깨지는 대단한 이변을 연출하는 셈이 된다. 우선 이번에 한국IBM이 제안한 슈퍼컴퓨터는 MPP방식의 「RS6000SP」로 지난 94년 6월 출시돼 몇몇 대학과 기업연구소에 설치돼 있다. 한국IBM측은 이 제품이 활용범위가 넓고 관리운용이 손쉬우며 유지비용이 저렴한 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 에너지부의 대단위 슈퍼컴퓨터 개발 프로젝트인 「전략컴퓨팅 가속화 프로그램(ASCI)」에 선정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후지쯔가 공급하려는 슈퍼컴퓨터는 벡터병렬방식의 제품(VPP700)으로 정보처리속도와 네트워크(스위칭)스피드가 빠르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즉 이 제품은 독자적인 벡터 중앙처리장치(CPU)를 탑재하고 모든 CPU를 1대1로 접속하는 크로스바(X-BAR)방식을 채택해, 가격이 다소 비싸지만 성능 면에서는 아주 우수하다는 게 한국후지쯔측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한국실리콘그래픽스는 1차 선정때에는 MPP방식인 「T3E」를 제안했으나 2차때는 벡터방식인 「T90」과 「T3E」를 복합시킨 제품으로 바꾸었다. 현재 SERI의 슈퍼컴퓨터를 사용하는 4백여 유저 중 약 80% 정도가 벡터방식의 제품에 익숙해 있다는 점 때문이다. 한국실리콘그래픽스측은 크레이 슈퍼컴퓨터에 대한 성능이 오랫동안 국내외에서 인정받고 있을 뿐 아니라 SERI에 설치 운영되면서 다양한 계층의 유저들이 익숙해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즉 시스템 안정성과 신뢰성, 그리고 소프트웨어 가용성이 어느 제품보다 뛰어나다는 것이다.
결국 한국후지쯔와 한국실리콘그래픽스는 벡터와 병렬을 혼합한 방식의 제품으로, 한국IBM은 다중병렬방식의 제품으로 이번 SERI의 슈퍼컴퓨터 3호기 도입경쟁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또 이번 슈퍼컴퓨터 3호기 도입은 벤티마크 데스트 등 사실상의 모든 심사가 끝나고 주무부처(정보통신부) 장관의 결제만을 남겨놓고 있는데 지난달 16일로 예정됐던 최종 결정이 미뤄지고 있어 도입여부 자체가 불투명하다는 시각도 나타나고 있다.
왜냐하면 오는 11월로 슈퍼컴퓨터 2호기의 리스기간이 만료되고 기종선정 후 설치까지 약 8개월이 소요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벌써 기종을 결정했어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부 내에서 IMF 한파라는 현재의 경제여건상 3천만달러라는 거액을 들여 새로운 슈퍼컴퓨터를 도입하기보다는 아예 2호기의 리스기간이 만료되면 SERI가 3천여달러에 구입, 이를 직접 소유해 계속 사용하는것이 좋지 않겠냐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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