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디앤디시스템 최규옥 사장

여의도에서 개인병원을 운영하는 치과의사 최규옥씨(39, 증권타운치과)는 남들보다 바쁜 하루를 보낸다. 찾아오는 환자들을 상담하고 치료하는 의사직분의 일 외에도 신경을 써야 할 일이 하나 더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그가 운영하는 정보통신업체 디앤디시스템이 바로 그것. 이 회사는 치과계의 업무를 전산화하고 네트워크로 연결해 보다 효율적인 관리를 해보자는 동기에서 출범한 치과계 전문 정보통신업체다.

오전에는 주로 디앤디시스템에서 업무를 보고 오후에는 치과의사 본연의 업무로 돌아간다. 일이 있을 때마다 수시로 왔다 갔다 하기 위해 사무실도 병원 근처에 마련했다.

『애초부터 회사를 설립하려고 마음먹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치과의사들도 서로 쉽게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있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걸 실천에 옮기다보니 이렇게 일이 커져버렸죠.』

그가 처음 치과의사를 위한 네트워크 구축을 추진한 것은 약 3년 전.

『하이텔, 천리안 등 대형 통신망이 있기는 하지만 정보통신에 문외한인 의사들이 접근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은 게 사실입니다. 여기에 치과의사들만이 갖는 공동의 정보를 교환하거나 문제를 다루기도 힘들고요.』

최 사장은 이같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직접 통신망을 구축하고 전용 에뮬레이터를 만들기로 했다. 하지만 프로그래머도 아닌 그가 대형 통신업체들이 가지고 있는 전용 에뮬레이터를 만든다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하나 둘 늘려나간 식구들이 어느새 10여명으로 늘어났고 지난해 초에는 아예 회사를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디앤디시스템은 지난해 6월 대한치과협회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무료로 구축한데 이어 최근에는 오랫동안 노력을 기울여왔던 「덴티넷(http://www.dentinet.net)」의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통신망은 전용 에뮬레이터를 이용, 인터넷이나 PC통신을 전혀 모르는 이용자들도 쉽게 쓸 수 있도록 설계했다. 치과의료보험 청구 프로그램인 「두번에 1.0」도 개발을 마쳤다.

『배우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면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없지요. 치과업무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면 누구든 쉽게 알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치과인이 직접 참여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겠지요.』

식구들은 늘어나는데 매출은 거의 없어 어려움이 많지만 시작한 일에 대해 후회하지는 않았다는 최 사장은 보다 많은 치과인들이 쉽게 정보화에 뛰어들 수 있도록 하는 「촉매제」가 되기를 희망한다.

『치과의사들은 대부분 병원에서 하루를 보내기 때문에 의외로 정보에 대한 갈증이 많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덴티넷이 치과 전문의는 물론 2만여 치과의사 지망생까지 연결하는 치과인 전문 네트워크로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최 사장은 덴티넷이 활성화되면 중요한 연구나 진료가 사장되거나 중복되지 않고 공동연구로 이어질 수 있고 치과계의 크고 작은 일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최 사장은 이를 위해 다음달 초 덴티넷의 전용 에뮬레이터인 「덴티윈」의 정식버전을 출시하고 본격적인 가입자 유치에나설 계획이다.

<장윤옥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