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각종 산업에서 차지하는 정보화의 비중이 커지고 인터넷의 열풍이 정보통신(IT)업계 전반에 걸쳐 확산되면서 정보보안이 새로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인터넷 전자상거래(EC)와 인트라넷, 엑스트라넷(ExtraNet)의 보급이 활성화되면서 달갑지 않은 해킹사고가 자주 발생해 외부의 침입자들로부터 정보자원을 보호하기 위한 방화벽(Firewall) 등 보안 소프트웨어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최근 삼성전자와 LG반도체의 64MD램 핵심기술 유출사건을 계기로 보안에 대한 인식이 취약했던 국내에서도 정보보안이 새로운 산업분야로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인터넷 시장이 본격적으로 도약하기 시작한 지난 95년 이후부터 전문적인 정보보안업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기존에 국방기관을 중심으로 보안컨설팅을 수행하던 업체들도 관공서 시장에서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정보보안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정보보안 시장에서 가장 먼저 각광받은 상품은 외부 사용자들의 접속을 허용범위에 따라 제한하는 방화벽 소프트웨어다. 이 방화벽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된 배경은 인터넷이 갖고 있는 무차별적인 개방성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전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개방된 인터넷을 이용해 전자상거래, 엑스트라넷 등에서 주요 정보를 주고받으려는 노력이 구체화되면서 정보접근 범위 및 권한을 사용자들의 신분에 따라 차별화해야 하는 필요성이 심각하게 대두된 것이다. 인터넷은 고유의 접근성 및 개방성에 힘입어 사용인구가 급격하게 늘었지만 상품의 거래내역이나 기업의 핵심정보만큼은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초기 정보보안 시장은 방화벽 개발업체들이 주도해 나갔고 전문가는 물론 일반인들에게까지 방화벽이 정보보안의 대명사로 인식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방화벽 제품의 상품화에 가장 먼저 성공한 업체는 미국 워싱턴DC에 자리잡고 있는 국방관련 보안컨설팅업체인 트러스티드 인포메이션 시스템(TIS:Trusted Information System)사다. 이 회사는 세계 최초의 상용 방화벽 제품인 「건틀릿(Gauntlet)」을 발표해 정보보안 시장을 개척했다. TIS는 특히 방화벽 개발관련 툴킷과 소스코드를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에 공개해 국내 개발업체들의 국산 방화벽 개발에도 커다란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세계 방화벽 시장에서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업체는 이스라엘에 근거를 둔 정보보안 소프트웨어업체인 체크포인트사다. 이 회사는 정보보안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비전문가들도 비교적 간단하게 설치하고 관리할 수 있는 「파이월1」을 발표해 전세계 방화벽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상업적인 면에서 커다란 성공을 거두고 있다.
초기의 정보보안 시장을 TIS, 체크포인트, 랩터시스템스 등 방화벽 개발업체들이 주도한 것은 인터넷 보안의 초기단계가 인트라넷과 외부 인터넷망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의 방화벽 도입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당연한 결과라고 하겠다.
그러나 최근 정보보안업체들은 점차 네트워크 접속제어뿐만 아니라 시스템 보안, 추적시스템, 암호화 제품 등 보안시스템 전반에 걸쳐 토털솔루션을 확보하려는 방향으로 개발 및 제품영업의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 실제로 보안사고의 80% 정도가 내부 해커세력(32%)이나 연고 외부자(48%)에 의해 일어난다는 통계치가 나올 정도로 내부 사용자들에 의한 피해가 더욱 크기 때문이다.
방화벽은 기본적으로 필요한 보안시스템이지만 모든 보안사고를 막을 수 없다는 점이 시스템 및 네트워크 보안시장을 성장토록 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실제로 이러한 움직임은 세계적 보안업체들이 정보보안 토털솔루션 확보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지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암호화 제품과 스마트 카드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시큐리티 다이내믹스사는 최근 시스템 접근제어와 인증시스템의 대표제품인 「BoKS」를 공급하고 있는 다이나소프트사를 전격 매입해 기존 보안제품을 보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미국 인터넷시큐리티시스템(ISS)사는 전체 네트워크나 시스템 환경의 취약점을 수시로 발견할 수 있는 스캐너 제품과 침입자를 실시간에 검증해주는 리얼시큐어를 발표해 새로운 시장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정보보안과 함께 최근 관심을 끄는 분야가 바로 컴퓨터 시스템에 침입해 시스템을 파괴하는 컴퓨터 바이러스다. 컴퓨터 바이러스 역시 보안분야에서 고려해야 할 주요 변수로 등장하고 있고 이에 따라 보안솔루션과 바이러스 백신의 결합이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전세계에 1만여종이 넘는 컴퓨터 바이러스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제는 사라져 이름뿐인 바이러스를 제외하더라도 컴퓨터 시스템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악성 바이러스는 수천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금도 새로운 바이러스가 계속 나타나고 있으며 파괴력 또한 갈수록 강력해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매년 2백개가 넘는 신종 바이러스들이 발견되고 있고 그 증가율 또한 좀처럼 떨어질 기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가 자체적으로 조사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국내에서 발견된 컴퓨터 바이러스가 총 2백56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대비 13% 증가한 수치며 특히 이 가운데에는 국내에서 제작된 국산 바이러스가 1백70종에 달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러한 컴퓨터 바이러스의 제작, 유포자들은 컴퓨터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춘 마니아들이 자신의 실력을 과시하기 위해 바이러스를 유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개인적인 호기심이나 과시욕에서 시작된 이들 바이러스 제작자는 그룹을 만들어 활동하기도 하는데 바이러스를 쉽게 만들 수 있는 제작툴을 통신을 통해 유포하기도 해 바이러스의 출현을 더욱 부추기고 있기도 하다. 최근 국내에서도 13세의 중학생이 포함된 바이러스 제작, 유포그룹이 적발돼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이렇듯 컴퓨터 바이러스가 끊이지 않고 출현함으로써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은 컴퓨터 사용자들의 필수적인 일이 됐다. 또 최근 수년간 급속한 속도로 확산된 인터넷은 컴퓨터 바이러스를 일순간에 전세계로 유포시키는 달갑지 않은 역할까지 수행해 그 피해의 폭이 더욱 넓어지고 있다.
컴퓨터 바이러스가 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등장한 것이 백신 소프트웨어. 대표적인 제품으로 국내의 「V3(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를 포함해 「피시 시린(트렌드마이크로)」 「노턴안티바이러스(시만텍)」 「바이러스스캔(네트워크어소시에이츠)」 「이노큐랜(컴퓨터어소시에이츠)」 등이 국내 사용자들에게 알려진 백신 소프트웨어들이다.
이들 제품은 바이러스의 악성화가 심화되고 발생률 역시 높아지면서 필수적인 바이러스 대비책이 됐고 결국 정보시스템 시장에서 하나의 시장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백신 소프트웨어는 워드프로세서 다음으로 PC사용자들의 필수 소프트웨어로 인식되고 있을 정도로 거대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부터 바이러스 백신 소프트웨어가 본격적인 시장을 형성해가고 있으며 신토불이 백신업체인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를 비롯해 국내시장을 노리고 들어온 트렌드마이크로, 시만텍, 네트워크어소시에이츠(전 맥아피), 컴퓨터어소시에이츠 등 외국 백신 개발업체들도 국내 현지법인 설립을 마치고 시장활동을 벌이고 있다.
개인 사용자는 물론이고 기업에서도 중요한 대부분 정보를 컴퓨터에 저장하고 있다. 이러한 정보들이 네트워크를 타고 들어오는 해커들에 의해 유출되거나 컴퓨터 바이러스로 인해 한순간에 파괴된다면 경제적, 정신적으로 씻을 수 없는 피해를 입게 된다.
네트워크를 타고 들어오는 바이러스와 해커에 의한 피해가 확산되면서 보안 소프트웨어업체들과 바이러스 백신 공급업체들이 서로 영업활동을 제휴하거나 기술교류를 확산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정보를 온전히 유지하고자 하는 기업과 정부 공공기관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데다 두 분야가 정보보호 차원에서 상당한 유사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세계적 백신 소프트웨어업체인 맥아피사는 최근 미국 보안 소프트웨어업체인 네트워크 제너널사를 인수해 보안과 백신에 대한 토털솔루션을 제공하는 네트워크어소시에이츠로 새롭게 태어났으며, 국내에서는 아이에스에스가 지난해 국내 최대의 백신 소프트웨어 공급업체인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와 자본 및 기술협력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사이버게이트인터내셔널도 자사의 보안솔루션에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의 백신엔진을 탑재키로 하는 등 정보보안과 백신솔루션의 결합이 업계의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함종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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