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DVD시장 형성 아직 더디다

<베이징=고희규 통신원>세계적으로 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시장 선점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중국도 그 영향권에서 예외일 수가 없다.

중국 DVD 시장은 소비자들의 인식부족이나 높은 가격,관련 소프트웨어의 부족 등이 걸림돌로 작용하는데다 비디오CD(VCD)가 멀티미디어시장을 지배하는 구조여서 본격적인 시장형성은 아직 요원한 문제다.

그러나 최근들어 DVD가격도 점차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소비자들의 인식도 많이 제고됨에 따라 낙관적인 전망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DVD가격은 지난 96년초만 해도 6천∼7천元을 호가했으나 지난해 9월께는 4∼5천元대로 떨어졌고 이같은 내림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지난해 8월 미국 C큐브는 중국시장에서 지바(ZiVA칩)에 기반한 DVD의 설계규격을 공개한 바 있는데 여기서 하드웨어부분은 DVD롬 드라이브,CPU,회로기판,코드해독칩등이 포함돼 있어 DVD를 아주 쉽게 조립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조립원가도 2백달러안팎이어서 DVD 소비자가격을 3천元이하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평면화면의 컬러TV가 급속히 보급됨에 따라 TV에서 DVD를 시청할 경우 VCD보다 화질이 월등할 뿐 아니라 VCD에서는 불가능한 多角度와 全方位 방송을 실현할 수도 있다. 음질도 보통 가정의 음향기기를 연결시켜 돌비 스테레오효과가 가능하다.

그러나 지원 소프트웨어가 아직도 크게 부족해 DVD성장의 제약으로 작용한다.

이와 함께 미국의 대형 판권 소유자들이 세계를 6개 권역으로 나눠 지역마다 차등적으로 방송하고 있는 것도 소프트웨어확대를 가로막고 있다.

여기에 중국 멀티미디어시장은 아직 VCD의 보급이 일반화돼 있어 DVD가 이를 대체하려면 보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이다.

또 일부업체들은 VCD에 학습이나 오락기능등을 추가함으로써 이의 기능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시장확대를 모색하고 있어 당분간 VCD의 영향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현재 VCD의 생산대국이다.그러나 대부분이 단순조립에 그치고 핵심기술은 외국업체들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DVD도 마찬가지여서 핵심기술은 일본업체들이 독점,중국이 독자적으로 제품을 개발하기 힘든 상황이다. 따라서 중국의 DVD산업도 VCD처럼 단순 조립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많다. 그나마 C큐브의 지바 DVD 설계규격 공개로 업체들이 두달내에 양산을 실현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 유일한 돌파구이다.

그러나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이미 DVD 시제품을 출시한 중국업체들도 있다.

이들 업체는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지는 않았지만 기술적인 가능성을 타진함으로써 시장선점의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DVD시장이 세계적으로 아직 태동기에 있는 만큼 중국이 독자적인 IC개발등을 서둘러 기술적으로 이 시장에 대비해야만 DVD산업의 진정한 주역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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