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연구소, 백신 제품 번들공급 가격 현실화 배경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가 PC업체에 번들로 공급하는 제품(OEM)에 대해 새로운 기준가격을 책정해 발표하고 소프트웨어의 가격 현실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안연구소는 이 기준가격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OEM 판매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단호한 입장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대표 안철수)는 9일 백신 소프트웨어인 「V3Pro97」의 OEM 판매시 개당 1만원(5만대 기준)을 기준가격으로 책정, 향후 신규 계약 및 재계약 체결시 적용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안연구소는 이번 가격정책이 현실화하면 OEM 사용자에게도 고객등록 카드를 제공하며 월 2회 업데이트 파일 및 간이 설명서 제공 등 정품과 동일한 수준의 고객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백신의 OEM 공급은 제품의 사후지원(제품 업그레이드, 바이러스 패턴 갱신 등)이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가격기준 발표와 관련, 안연구소측은 『OEM을 통한 제품공급은 사용자를 쉽게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호돼 왔다』며 『그러나 최근 외국 백신업체들의 국내 진출이 가속화하면서 OEM 가격이 터무니 없는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어 업계의 자제를 촉구하는 차원에서 가격을 현실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백신 소프트웨어의 OEM 공급가는 몇백원 수준에서 결정되고 있으며 업체간 경쟁으로 가격이 더욱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OEM 공급은 대량의 물품을 한번에 공급할 수 있고 그에 따른 마케팅 효과가 큰 만큼 업체들은 이를 감수해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안연구소가 가격 현실화를 주장하고 나선 것은 최근의 출혈경쟁이 OEM 공급으로 얻을 수 있는 사용자 확보나 마케팅 효과를 상쇄하는 지경에 이르게 됐다는 설명이다. 안연구소는 『이러한 OEM 공급경쟁 과열로 인해 정품을 제값에 구입해 쓰는 사용자에게는 결과적으로 피해를 주는 것이 되며 이는 스스로 시장질서를 해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연구소측은 『올해 안연구소의 매출목표 중 OEM분야는 0원으로 잡았다』며 이번 가격기준 발표가 사실상 OEM 판매의 포기를 의미할 수도 있다는 단호한 의지를 표명했다. 안연구소측은 『이같은 가격조건을 엄수해 PC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영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다른 업체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김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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