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자금 반도체 산업에 투입땐 저가공세 재연 美시장 잠식 가속"

지난해 D램경기 회복을 위한 한국과 일본 반도체 업체들의 D램감산 추진에도 불구하고 반대로 증산정책을 펼쳐 세계 D램시황 호전에 악영향을 미쳤던 미국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사가 이번에는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반도체산업의 목을 죄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하원은행위원회는 지난 3일 아시아 경제위기의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공청회를 열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보잉 등 미국 산업계 간부들로부터 이와 관련한 의견을 들었다. 이 자리에서 대부분의 업계 관계자들은 『IMF 지원은 아시아 경제안정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으나 참석자들 가운데 일부는 『미국에 영향을 주는 특정산업 육성은 배제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특히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스티브 애플톤 회장겸 최고경영책임자(CEO)는 『한국의 반도체산업은 정부와 기업이 일체가 돼 저가격 공세를 펼침으로써 미국시장을 잠식해 왔다』고 비난하고 『미국과 국제통화기금(IMF)의 자금이 한국 반도체산업 구제에 사용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스티브 회장은 이날 발언에서 『한국의 자동차, 철강, 반도체 등 3대 수출산업은 정부의 비호 아래 과다한 투자를 계속해 왔다』고 지적하면서 이 가운데서도 특히 반도체산업은 수년만에 세계 최대 메모리 생산국으로 성장, 과잉생산과 가격파괴로 미국시장에 타격을 가했다』고 비난했다.

이 회장은 지난 96년 미, 일 반도체협상 때도 대일 강경파로 높은 목소리를 냈으며 지금까지 한국기업들에 대한 반덤핑 제소에 앞장선 인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 주요 경제지인 「日本經濟新聞」은 스티브 회장의 이번 발언에 대해 『최근 한국 반도체업계가 투자계획을 축소 또는 취소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티브 회장이 미, 일 은행과 IMF, 심지어는 한국 정부에까지 특별지원책을 실시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넣는 이유는 국제지원에 의한 한국 반도체산업의 성장과 저가 공세의 재연을 경계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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