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국내 주기판시장에 일대 판도변화의 회오리가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삼보컴퓨터와 대우통신 등 대기업이 이달부터 주기판사업의 내수시장 참여를 본격화함에 따라 대만산 제품이 주도해온 국내 주기판시장이 대기업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삼보와 대우통신은 그동안 대만산을 주축으로 한 외산 주기판에 맞서 대응해오던 국내 중소 주기판 전문업체들의 잇따른 도산으로 공백이 생긴 국내 주기판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이달부터 관련사업을 대폭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두 회사는 대만산 등 수입 주기판제품이 최근의 환율급등에 따른 가격인상요인의 발생으로 수요가 크게 위축되자, 이를 계기로 내수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주기판시장은 대만산 제품에서 탈피, 삼보컴퓨터와 대우통신 양자구도로 압축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삼보컴퓨터는 수출에 주력해온 주기판사업에 대해 이달부터 내수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해 주기판시장 장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지난해까지 6개의 주기판 생산라인을 운영하던 것을 지난 1월 30억원을 투입해 2개 라인을 증설했으며 연말까지 4개 라인을 추가 증설해 총 12개 라인을 풀가동, 연간 3백만장의 주기판을 생산할 방침이다.
이같은 주기판 생산라인 증설로 삼보컴퓨터는 우선 올해 1백만장 규모로 예상되는 일반 내수유통시장에서 절반에 해당하는 50만장의 주기판을 공급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이 회사는 용산상가에 주기판 전문 유통채널을 확보해 트라이젬 브랜드를 부착하지 않은 노브랜드 상태로 일반 소비자들에게 단품판매를 실시하는 동시에 유통업체 및 중소 조립PC업체들을 대상으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의 공급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삼보컴퓨터는 특히 그간 미국과 유럽등 해외시장에 수출을 통해 확보한 자사 주기판의 품질이 우수하다는 점을 크게 부각시켜 내수시장을 장악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삼보컴퓨터의 한 관계자는 『미국 IBM 및 올리베티 등 세계적인 PC업체들을 대상으로 대량수출을 통해 주기판제품의 기술력 및 안정성이 이미 검증돼 일반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이 좋아 월평균 3만∼4만장의 판매가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통신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기판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경기도 주안공장에 ATX 주기판의 양산라인을 설치해 시장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이에 따라 월 1만5천장 수준의 생산라인을 월 5만장 규모로 확대해 올해 80만장의 주기판을 생산, 이 가운데 50만장의 주기판을 내수시장에 공급할 방침이다. 대우통신은 최근 용산상가를 전담하는 용산팀을 가동시키면서 성일정밀을 총판으로 정해 주기판의 판매확대를 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주기판시장 관계자들은 『대우통신의 경우 주기판사업에 이제 막 뛰어들어 시장에서 제품의 품질 및 안정성에서 검증되지 않은 측면이 있어 주기판시장에서 입지를 나름대로 굳히기 위해서는 향후 판매추이를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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