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 세계PC시장, HW "뜀박질".SW "제자리"

세계 PC 관련 업계에게 올해는 새로운 시도가 불가피한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드웨어 성능과 용량은 대폭 향상되는 반면 애플리케이션 분야에서는 히트 가능성이 큰 소프트웨어의 시판이 계획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시장전문가들은 올해 PC업체들은 이슈가 적은 시장상황 속에서 판매부진으로 부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빠른 하드웨어 성능 속도를 소프트웨어가 따라잡지 못하는 올해와 같은 상황은 역으로 올해 시판되는 PC수명이 과거 어느때보다도 길것이라는 예측을 가능케 해 오히려 98년형 PC판매는 호조를 보일 것이라는 견해도 제기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개인휴대정보단말기(PDA) 시장은 컬러화된 윈도 CE와 미니노트북 PC, 카드형 PDA 등 3개 제품이 현대 이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는 스리컴의 "팜파일럿"에 정면 도전하고 있어 시장활성화와 신제품 개발의 가속화가 기대된다.

올해 시판되는 PC는 지난해 주류를 이뤘던 제품들과 비교해 그래픽 성능과 메모리 용량 등이 2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PC성능 향상은 역시 MPU의 고성능화가 주도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MPU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인텔은 올해 전반기 중에 자사가 생산하는 모든 MPU를 펜티엄Ⅱ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인텔 호환 MPU업체인 AMD사는 올해 초 「AMD K6」를 시판한 데 이어 5월께에는 「AMD K6 +3D」도 내놓을 계획이다. 또 사이릭스사도 독자 MMX 명령을 강화한 「가이엔」을 선보인다. 이 결과 올해 PC에 탑재되는 MPU는 그래픽처리 성능이 기존의 2배로 향상돼 기존 제품에 비해 빠르고 섬세한 표시가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그래픽 처리성능 향상으로 전용 확장보드를 사용하지 않아도 DVD 재생을 소프트웨어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MPU 성능 향상은 또 결과적으로 취급하는 데이터 양의 비약적인 증가로 이어진다. 최근 보조기억장치 시장이 활성화하고 있는 이유도 이처럼 취급 데이터의 용량이 급증하고 있는 데서 찾아 볼 수 있다. 만일 통신속도를 급증하는 정보량과 같은 수준으로 증가시킬 수 있다면 보조기억장치의 필요성은 그만큼 반감되겠지만 통신속도의 향상은 앞으로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당분간은 대용량 플로피디스크 등이 그 자리를 채워 나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용량 플로피디스크 시장은 사실상 미국 아이오메가社의 독점상태라고 볼 수 있다. 이 시장에 올해 안에 3개사가 본격적으로 참여한다. 스원 인스트루먼츠의 「UHC」, 스리엠의 「슈퍼디스크」, 소니와 후지사진필름의 「HiFD」가 경쟁상대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들 제품의 용량은 각각 1백30MB, 1백20MB, 2백MB급이다. 도전장을 내고 있는 이들 제품은 용량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과 기존의 플로피디스크와 호환성이 있다는 점을 무기로 보급 확대에 힘쓰고 있다.

이들 업체의 최종목표는 PC 표준을 채용하는 것이다. 아직은 대용량 플로피디스크 시장이 초기단계에 불과해 현재로서는 누가 승리할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지만 이 같은 경쟁의 결과로 보조기억장치인 플로피디스크의 용량이 1백MB 이상으로 확대될 것임은 분명하다.

이처럼 올해 PC 및 주변기기의 성능은 대폭 향상되는 반면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의 히트상품은 현재 계획되어 있지 않다. 현단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소프트웨어는 「윈도98」과 「윈도NT 5.0」 정도다. 당초 올해 말로 예정됐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오피스 98」 시판도 내년 초로 연기됐다. 또 PC 보급에 결정적인 기여를 해온 인터넷도 통신속도의 한계를 극복하기 이전에는 PC성능을 완전히 이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의미에서 올해 하드웨어 성능은 필요이상으로 높아진다고 볼 수 있어 98년형 PC 수명은 과거 어느해 제품보다도 길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지난 96년 등장했던 팜파일럿 및 윈도CE의 영향으로 불이 붙기 시작한 휴대형정보기기(PDA) 시장이 올해 한층 활성화할 전망이다.

PC와의 호환성 확보로 날개를 달게된 PDA는 휴대가 편리하고 전자메일 등을 외부에서 바로 체크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수요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는 개인용 휴대형 정보기기 분야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미국 PDA시장에서 50% 이상 점유율을 확보하면서 독주하고 있는 스리컴사의 팜파일럿에 대해 이미 컬러화된 윈도CE와 미니노트북 PC, 카드형 PDA 등이 도전장을 내놓고 있는 상태다. 특히 윈도CE 진영에서는 팜파일럿과 거의 비슷한 팜PC(개발코드명 그린폰)를 올해 1월 열린 동계CES에 출품, 팜파일럿과의 정면대결을 선언했다. 1월 현재 이 시장에 참여했거나 참여를 결정한 업체는 15개사다. 세력싸움은 팜파일럿과 윈도CE의 대결로 압축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가장 크다. 이 시장은 궁극적으로 PC이용자들이 한 사람당 한 대의 PDA를 갖게 되는 큰 조류를 형성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향후 거대 시장으로 발전될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올해 PC 관련 업계 초미의 관심사는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해 PC 활용 수준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을 것인가」와 「휴대정보기기가 본격적으로 보급 정착될 수 있을까」로 집약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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