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간의 설 연휴기간에 온가족이 함께 감상하는 만화비디오는 또다른 즐거움이다. 그러나 자칫 잘못하다가는 낯뜨거운 낭패를 볼 수 있으며 괜시리 시간만 빼앗겼다고 때늦은 후회를 할 수도 있다. 교훈적인 내용보다는 어린이들에게 결코 도움이 안되는 폭력을 줄거리로 한 만화비디오가 적지 않고 현실과 거리가 있는 내용도 꽤나 널려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좋은 만화비디오를 고르는 요령은 명작동화를 자녀들에게 소개하는 것 못지 않다. 현재 대여점에 나와있는 만화비디오 중 영웅전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는 「난중일기」 「해상왕 장보고」 정도를 들 수 있다.
이 가운데 성웅 이순신 장군을 소재로 한 「난중일기(우일영상 출시)」는 애니메이션 작품으로는 수작으로 꼽히고 있다. 임진왜란 당시 조선과 일본의 대첩상황을 철저한 고증으로 소개하고 있으며 선명한 색감과 함축된 스토리는 영웅전을 간단히 마스터할 수 있게 하고 있다.
「해상왕 장보고(새롬엔터테인먼트)」는 1천2백여년 전 통일신라시대에 아시아의 바다를 주름잡았던 장보고의 일대기를 다룬 작품. 전문 애니메이션 업체인 에스미디컴과 아리랑TV가 공동제작해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을 받았다.
순정만화 비디오는 의외로 선택의 폭이 넓다. 「백조공주」와 「인어공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 대여점에서만도 20∼30편은 갖추고 있을 정도. 「백조공주(컬럼비아트라이스타)」는 96∼97년 잇달아 히트한 작품으로 「백조의 호수」를 원작으로 했다. 현재 1, 2편이 나와 있으며 지난해말 선보인 「백조공주 2」는 「마법의 성」이란 부제로 어린이들에게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인어공주(브에나비스타)」는 동화 「인어공주」를 소재로 널리 알려져 있는 작품. 환상적인 그림과 음향으로 마치 동화의 나라에 빠져 들어가는 느낌을 준다. 이와 함께 모험심을 길러주는 「공룡시대 시리즈(CIC)」와 「찰리의 천국여행(새롬엔터테인먼트)」 등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만화비디오다.
통쾌한 재미를 주는 작품으로는 컴퓨터게임으로 널리 알려진 「스트리트 파이터(영성프로덕션)」와 「검용전설 야이바(영성프로덕션」 「의적 임꺽정」(SKC)」 등이 있으며 잔잔한 감동을 주는 작품으로는 「날아라 호빵맨(SKC)」 「개구장이 유령 캐스퍼(컬럼비아트라이스타)」 「토이랜드(시네마트)」 등이 꼽힌다.
만화비디오는 아니지만 점토로 만든 애니메이션 「월레스 앤 그로밋(베어엔터테인먼트)」는 기발한 상상력을 불어넣어 준다는 점에서 자녀들과 함께 볼 만한 작품이다.
<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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