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프로그램 공급업체(PP)들이 경영위기 타개 방안의 일환으로 그동안 부대사업으로 추진해온 스튜디오 임대 사업이나 프로그램 제작 대행 사업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케이블TV PP들은 그동안 자체 제작한 프로그램을 지역민방이나 지상파TV에 공급하는 것과 별도로 스튜디오 설비 및 방송장비가 크게 부족한 지역민방이나 일시적으로 방송 설비 부족 현상을 보이고 있는 지상파TV등을 대상으로 스튜디오 임대나 프로그램 외주 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해 왔다.
이처럼 PP사들이 스튜디오 임대 사업이나 프로그램 제작 대행 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는 것은 케이블TV PP들이 누적 적자와 IMF 한파의 영향으로 자체 제작물량을 점차 축소하면서 내부 인원과 방송시설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방안이 절실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PP사들은 스튜디오 임대나 제작대행사업을 통해 회사의 제작인력과 유휴장비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특히 현대방송, 아리랑TV, 동아TV등 우수한 스튜디오 설비와 방송장비를 구비하고 있는 케이블 PP들은 그동안 독립 프로덕션,홍보 및 광고 제작물 업체,지상파TV등에 공개홀, 스튜디오, 카메라, 편집장비, 중계차등을 임대해 짭잘한 수입을 올려왔다.
특히 일부 업체들은 스튜디오 장비 뿐만 아니라 PD를 제외한 제작 인원과 방송설비를 지원,명실상부한 프로그램 제작 대행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락채널인 현대방송은 케이블 채널 가운데선 드물게 드라마 녹화가 가능한 스튜디오를 보유,프로그램 외주 제작 분야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인천방송의 드라마인 「가족」의 외주 제작업체인 아시아네트웍크에 PD를 제외한 제작 인력과 관련 설비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와함께 현대방송은 인천방송이 조만간 방영할 예정인 오락 프로그램인 「토요접속 삼각지대」와 뮤직토크쇼인 「3일간의 사랑」을 제작,납품할 계획이며 교육방송에 「장학퀴즈」를 제작,공급해오고 있다. 현대방송이 EBS와 인천방송등에 공급하는 프로그램은 해당 지상파 TV에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PD가 전체 프로그램 제작 과정을 관장하나 촬영, 조명, 스튜디오등은 HBS가 지원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여성 채널인 동아TV도 스튜디오 임대사업이 비교적 활발한 PP중 하나다.
동아TV는 계열 프로덕션인 다비콤이 제작하는 프로그램에 관련 설비를 제공하고 있으며 지상파 TV인 EBS의 위성과외 프로그램을 외주 제작 형태로 공급하고 있다. 이 밖에도 EBS의 「육아일기」 「EBS 정보시대」 「EBS 문화센터」등 프로그램을 자체 제작해 공급하거나 이들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외주업체에 방송장비 및 스튜디오 설비등을 임대하고 있다. 아리랑TV 역시 스튜디오 임대사업이 매우 활발한 편이다.
특히 아리랑TV는 국내 방송사 가운데 가장 우수한 방송장비 및 스튜디오 설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인천방송등 지역민방은 물론 독립 프로덕션, 홍보물 제작 대행업체등을 중심으로 스튜디오 임대가 매우 활발한 상황이다. 그동안 파라비전, 디지털미디어, 제3채널, 미디아트, MBC미디어텍, 시네텔서울등 독립 프로덕션에 각종 스튜디오 설비를 임대해왔다.
다큐멘터리 채널인 CTN은 문예진흥원이 선정하는 「이달의 문화인물」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해 일정한 수입을 올렸고 다솜방송은 EBS 위성 과외 프로그램 제작 대행 사업을 추진한 실적을 갖고 있다.
이 밖에도 음악채널인 m.net, 대교방송, A&C 코오롱, 스포츠TV등 다수의 PP들이 중계차, 종합 편집실, 스튜디오등을 임대해 적지 않은 수입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이들 PP사들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스튜디오 임대및 프로그램 제작대행 사업 역시 IMF 한파의 영향으로 당분간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독립프로덕션이나 지상파TV의 수요가 격감하면서 시장 전망이 매우 불투명한게 사실이다.
이같은 시장 여건을 감안해 PP사들은 스튜디오 임대 비용을 낮추거나 제작단가를 낮춰주는등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블TV의 본격 개막 이후 최대의 경영위기를 맞고 있는 PP사들이 경영위기 타개방안의 하나로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스튜디오 임대 및 프로그램 제작 대행 사업이 어느 정도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이들 사업을 통해 지상파 TV,독립 프로덕션,PP들간 프로그램 교류가 점차 늘어나고 한정된 제작 인원과 장비를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장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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