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98 가전산업 품목별 기상도 (8);오디오

올해 국내 오디오 업계의 가장 큰 숙제는 IMF의 여파로 위축된 소비심리를 해결하는 것이다.

국내 오디오 시장규모는 지난 몇 년간 감소추세가 지속되고 있는데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IMF의 구제금융까지 겹쳐 내수시장이 꽁꽁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오디오의 국내 보급율이 80%를 넘어선데다 IMF의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될 경우 생필품이 아닌 오디오는 우선구매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국내 오디오 시장규모는 4천5백40억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96년에 비해 11% 가량 줄어든 규모이다. 특히 전체 오디오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니컴포넌트와 카세트류 시장도 전반적인 경기침체의 여파로 판매가 줄어 미니컴포넌트는 3%, 카세트는 11% 가량 시장이 각각 줄었다. 오디오 전문업체들이 주력으로 삼아왔던 하이파이 오디오 시장은 구매심리 위축을 대변하듯 25% 가량 큰 폭으로 시장이 감소했다.

올해 오디오 시장은 지난해보다 큰 15% 이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1백만원 이상의 하이파이 오디오의 판매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신제품 개발을 크게 줄이는 대신 기존 제품만 생산키로 결정했다. 미니컴포넌트도 마찬가지. 오디오 업계는 신제품 개발도 대부분 중단하거나 저가품 위주로 개발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반면 오디오 업체들은 위축된 소비심리를 풀기 위해 미니디스크플레이어(MDP), AV리시버를 채용한 보급형 홈씨어터(가정극장)시스템 등 신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미 해태전자가 지난해 말부터 거치형 MDP를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아남전자와 태광산업은 올 하반기에, LG전자는 99년 시장을 겨냥해 올 연말게 MDP를 출시할 계획을 잡고 있다. 또 해태전자와 아남전자는 AV리시버에 5.1채널의 스피커시스템을 연결한 보급형 홈씨어터를 출시해 신규시장을 개척한다는 계획도 수립했다. 해태전자는 이를 위해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은 「셔우드」 브랜드의 AV리시버를 국내에 판매한다는 계획 아래 대리점 모집에 나서고 있으며 아남전자도 이달 하순부터 본격적으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같은 업체들의 계획도 앞으로의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오디오 업체들은 최근 환율변동이 심한데다 국내 산업이 전반적으로 급격한 구조조정기를 거칠 것으로 보고 아직까지 구체적인 사업계획도 마련하지 못한 채 사태 추이만 지켜보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오디오 업계의 구조조정도 예년보다 클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우선 삼성전자는 오디오 사업부를 새한미디어에 매각할 계획이며 이 경우 새한미디어의 오디오 사업전략 등이 시장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부도난 해태전자는 금융권으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아야 재기할 수 있으며 아남전자는 최근 아남인스트루먼트와의 합병이 무산돼 채무구조 개선에 커다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디오 전문업체들은 갈수록 채산성이 떨어지고 있는 오디오를 계속 사업의 중심으로 유지할 경우 회사존립 여부에까지 위기를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올해 사업다각화를 강도높게 추진하는 한편 수출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해태전자는 이달부터 PCS를 생산해 정보통신 사업을 크게 강화할 계획이며 아남전자, 태광산업 등도 정보통신 관련부서를 신설해 사업다각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롯데전자는 최근 일본 소니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PA(Public Address)시스템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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