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는 중고품을」
IMF한파로 심한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중고품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다. 그중 가장 활발한 곳이 중고컴퓨터시장.
중고 컴퓨터를 헐값에 구입, 수리한 후 적절한 마진을 남기고 파는 중고 컴퓨터전문점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극심한 불황으로 주머니가 얇아진 소비자들이 환율인상 등으로 신품 컴퓨터 가격이 20∼40% 오르는 등 비용문제가 가장 큰 요인. 또 다른 제품에 비해 컴퓨터는 중고제품을 사용하는데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중고컴퓨터 매장를 찾는 요인이다.
따라서 최근 기존 컴퓨터를 수리한 중고컴퓨터를 구입하려는 경향이 실속파를 중심으로 크게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지난 80년대후반 제조업이 극심한 불황을 겪었을 때 가장 호황을 누린 업종이 바로 중고재활용품 판매였던 점을 감안할 때 소비자들은 중고품에 대한 선호가 당분간은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국내 중고컴퓨터 유통업의 선두주자는 지난 94년 창업한 CC마트. 이 회사는 창업 3년만인 지난해 매출액 1백50억원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CC마트는 현재 전국에 1백50여개의 총판 및 체인점을 두고 있으며 월3천~5천대의 컴퓨터를 판매되고 있다. CC마트는 최근에는 무점포방식의 체인점을 구축하는 등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 회사의 박경복 영업관리팀장은 『불황이 소비자들의 알뜰 구매심리를 자극해 중소규모의 창업자나 방학을 맞이해 자녀에게 컴퓨터를 가르치려는 주부들이 값싼 중고컴퓨터를 구매하려는 경향이 늘고 있다』면서 『중고컴퓨터시장은 상당기간 호황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고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중고컴퓨터를 판매점은 줄잡아 1천여개. 서울에는 용산전자랜드신관 4층과 나진상가 17동3층에 밀집해 있다.
중고컴퓨터 가격은 매일 변한다. 그래서 공식적인 가격책정이 어렵다. 신제품처럼 미리 가격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메이커 제품인지 또는 어떤 사양을 갖추고 있는지, 출시연도는 언제인지, 제품의 상태는 어떤지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
그러나 대개 486SX(본체)의 경우 20만원선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486DX는 30만~45만원, 펜티엄은 50만~1백만원선이다.
모니터는 14인치의 경우 10만원선, 15인치는 20만원선에서 판매되고 있다.
중고 컴퓨터를 구입하는데 가장 신경을 써야할 부분이 고장날 경우 AS가능 여부. 구입에 앞서 판매점에 AS여부를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그래서 인지 요즘 조립 컴퓨터보다는 메이커제품을 더 많이 찾고 있다.
또 자신이 원하는 사양을 미리 염두해 두고 매장에 가는 것이 좋다. 언제 컴퓨터환경이 바뀔지 예측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현재 사용하지 않은 기능까지 굳이 구매할 필요가 없다.
박 팀장은 『올해들어 제품을 내놓기가 바쁘게 판매될 정도로 품기현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그렇지만 적정 가격이상으로 판매하지는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양봉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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