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부품회사인 삼성전기가 LG그룹의 부품회사인 LG전자부품의 칩저항 및 MLCC의 생산설비 인수건은 국내 부품대기업체 그중에서도 경쟁 기업간에 처음으로 이루어진 사례다. 삼성전기는 칩저항과 MLCC의 설비 증설계획을 갖고 있는 대신 LG전자부품은 경쟁력을 상실한 칩저항과 MLCC등 칩부품의 생산을 포기하기로 한 양측의 전략적인 입장이 맞아 떨어지면서 이번 인수건은 성사될 수 있었다.
LG전자부품과 삼성전기측은 이미 오래전부터 칩저항과 MLCC등 칩부품의 생산설비이전을 놓고 실무자들선에서 추진해오다 지난달 29일 최종적으로 합의했다.
현재 두 회사가 합의한 내용은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지만 LG전자부품이 보유하고 있는 월 5천만개 생산 규모의 MLCC생산설비 및 월 3억개 생산규모의 칩저항생산설비를 장부가대로 평가해서 삼성전기측이 인수하기 때문에 인수금액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두회사의 합의는 두가지면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나는 국내 경쟁업체간에 원활하게 M&A를 진행함으로써 상호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삼성전기가 경쟁력을 상실한 경쟁업체의 설비를 인수함으로써 국내 업체간의 소모전에서 벗어나 일본업체들과 본격적인 경쟁을 벌일 수 있는 체제를 다지게 됐으며 LG전자부품도 규모면에서나 기술력에서 이미 경쟁력을 상실한 적자사업부서를 정리할 수 있어 새로운 부품개발에 투자하는 여력을 갖게 됐다.
또하나는 그동안 우리 부품업계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던 세트업체와 부품업체들의 수직계열화가 바뀔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그동안 LG전자와 삼성전자 등 세트업체들은 그동안 눈치를 보면서 상호협력업체들로부터 부품공급을 받은 것을 꺼려 왔는 데 이번에 자신들의 계열사를 통해 상호 부품을 구매하는 계기를 마련함으로써 한층 더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원철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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