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에 만난 사람] 한글과컴퓨터 이찬진 사장

최근 컴퓨터업계를 둘러싼 주변환경이 IMF(국제통화기금)한파로 인해 크게 변화하고 있다.환율상승,자금시장경색등에 따라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모두 전산투자가 위축돼 컴퓨터업계의 목을 짓누르고 있다.더군다나 이같은 침체상황이 언제 해소될는지도 불투명한 실정이다.따라서올 한해 컴퓨터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움을 많이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한편으로 이같은사상초유의 시련과 난관을 헤쳐나가고자 컴퓨터업계 종사자들은 비지땀을 흘리며 뛰고 있다.이들을 만나 어떻게 급변하는 환경에 대처하고 있는지를 들어본다.

<편집자>

새해들어 이찬진 한글과컴퓨터사장의 발길이 한결 바빠졌다.한나라당의 전국구 의원직을 승계하면서 「국회의원 이찬진」이라는 명함이 하나 더 생겼기 때문이다.게다가 공성통신전자의 대표이사 취임해 한컴네트의 주요사업 매각,한컴을 되살리는 일등 해결해야 할 일도 산처럼 쌓여있는 상황이다.

의원활동은 아무래도 이사장이 가장 의욕을 보이는 일.열악한 국내 소프트웨어(SW)산업 발전과 정보화촉진을 위해 그동안 업계에 머물러 있으면서 피부로 느꼈던 과제들을 해결해보고 싶다는강한 희망을 갖고 있다.

하지만 행동은 더욱 조심스럽다.명함도 가능하면 기존의 한컴사장 명함을 내놓고 업계선배들을 찾아 얘기를 경청하지만 매사에 신중하고 겸손해지려고 노력한다.의원이 되더니 사람이 변했다는 소리가 듣기 싫은 것이다.

-국회의원으로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소프트웨어산업 발전과 정보화 여건조성,벤처기업 지원을 위해 직접 피부에 와닿는 일들을하고 싶습니다.그동안 소프트웨어나 정보산업 육성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누구도 부인하지 않지만 실질적인 지원은 없는 실정입니다.소프트웨어의 불법복제나 수발주 불공정 관행이 공공부문에서 관행화돼 있고 정보화가 IMF체제를 벗어나는 산업경쟁력 제고의 핵심요소라고 말하지만구호성에 그칠 뿐입니다.직능대표인 만큼 직능성을 살려 업계의 숙원을 최대한 반영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의원활동을 시작한 지 한달이 채 안되지만 이런 목표를 위해 실질적으로 진행하는 사업이있습니까.

▲아직은 과거 속기록을 살펴보는 등 공부하는 단계입니다.하지만 민간수요가 위축될 대로 위축된 상황에서 국내 소프트웨어산업을 살리는 길은 공공부문에서 수요를 창출해주는 방법밖에 없다는 생각입니다.아직은 총무처나 공정거래위원회 등을 다니면서 정품구매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고 특히 배정된 예산을 정상집행하도록 촉구하고 있는 정도입니다.

-평소 소프트웨어 불법복제 방지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져온 것으로 아는데요.

▲그동안 공공부문만 해도 소프트웨어구매예산이 반영돼 있지만 강제규정이 아니기 때문에 일선기관에까지 전달되지 못했습니다.현재 공공기관이 사용하는 PC중 윈도95가 설치돼 있는 PC 1백만대,또 기존 DOS를 사용하는 PC의 업그레이드 수요 50만대 등 약 1백50만대 정도가 소프트웨어 잠재수요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글」만 하더라도 이 잠재수요의 5분의 1만 정품으로 대응한다면 올해 30만개 정도를팔 수 있다고 추정할 수 있으며 이것만으로 한글과컴퓨터는 올해 매출목표의 70% 이상을 달성하게 될 것입니다.공공부문의 정품구입이 소프트웨어 산업에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소프트웨어지적재산권 관련사항도 보완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 자체에 대한 보완도 필요하지만 실제로는 집행과정에서 문제가 더 큼니다.

-한글과컴퓨터의 올해 사업 및 향후 계획은.

▲그동안 신규채용 배제,인력의 자연감소 등을 통해 상당한 구조조정을 실현했습니다.올해 한글과컴퓨터는 매출확대에 주력하고 계열사인 한컴네트는 장기적인 차원의 신규사업 발굴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한글과컴퓨터의 경우 공공부문 영업을 강화하고 푸른컴과 함께하는 교육사업을 통해 가정시장을 최대한 파고들어 올해 2백50억원 정도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입니다. 심마니.C-넷 등 핵심사업을 데이컴에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한컴네트는 이후 사업으로 인터넷온라인서비스 사업을 우선 추진하는 한편 위성인터넷서비스 사업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인터넷온라인서비스 사업을 위해 최근 「네티앙」이라는 웹BBS를 개설해 무료 이메일,웹호스팅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향후 국내 대표적인 인터넷관문사이트로 육성할 방침입니다.

위성인터넷서비스는 기존의 케이블망을 이용하면 적은 투자로 고속통신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우 유망해 공성통신과 공동으로 이 부문 사업을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다.이를위해 이번 주안에 기존의 해외전문서비스를 수신할 수 설비도 회사안에 갖출 계획입니다.

-대표이사로 취임하게 될 공성통신은 조만간 상호를 한글과컴퓨터와 비슷하게 바꿀 계획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두 회사의 통합계획은.

▲공성통신과 한글과컴퓨터는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위성인터넷서비스용 세트톱박스등이 그것입니다.공성통신의 상호변경은 아직 공식적으로 확정된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뭐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두회사의 통합문제도 결국 하나가 되겠지만 구체적인 일정이 잡혀있지 않아 통합에 이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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