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무선호출기(삐삐)로 고성장세를 구가했던 중소 통신기기업체들이 내수시장 포화와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올해 삐삐 내수사업을 대폭 축소하는 대신 수출시장 개척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삐삐 내수 판매실적이 매출액 대비 50% 이상을 차지했던 팬택, 스탠더드텔레콤, 엠아이텔, 텔슨전자 등 중소 통신기기업체들은 IMF체제 아래에서 수입원자재 인상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내수시장 개척이 무의미하다고 판단, 수출위주로 올 사업전략을 대폭 수정했다.
이에 따라 이들 업체는 당초 수립한 올 사업계획을 전면 수정해 국내영업부서를 통폐합하고 잉여인력을 해외영업분야로 전진 재배치하는 한편 해외시장에 걸맞은 삐삐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삐삐 내수시장에서 75만대 2백40억원 가량의 매출실적을 올린 팬택(대표 박병엽)의 경우 올해에는 지난해의 절반 이상 줄어든 30만대 1백40억원 정도의 매출실적을 올리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출실적은 지난해 25만대 1백억원에 비해 두배이상 늘어난 55만대 2백85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엠아이텔(대표 이가형) 역시 올 내수시장 목표치를 지난해의 95만대 4백억원에 비해 30% 정도 줄어든 55만대 3백억원 가량으로 정했으며 지난해 전무했던 수출은 최소 20만대 1백억원 이상을 올리기로 했다.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60만대 2백20억원의 매출실적을 기록한 스탠더드텔레콤(대표 임영식)도 올해 25만대 2백억원 정도로 낮춰 잡은 반면에 수출은 지난해의 50만대 3백20억원보다 늘어난 70만대 4백억원 정도를 달성할 계획이다.
와이드텔레콤(대표 김재명)은 지난해 내수분야에서 40만대 1백30억원이었던 것을 올해에는 20만대 70억원으로 낮추고 수출로 50만대 2백80억원의 매출실적을 올릴 방침으로 있다. 지난해 수출실적은 8만대 30억원이었다.
텔슨전자(대표 김동연)는 지난해 내수에서 80만대 3백70억원의 삐삐 매출실적을 달성했으나 올해는 40만대 2백10억원 가량의 실적을 올리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신 수출은 지난해 10만대 35억원에 비해 두배 늘어난 22만대 90억원 정도를 올릴 계획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들 업체의 내수시장 전망치도 시장여건이 지금보다 더 나빠지지 않는다는 조건에서 수립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경기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 목표치 하향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위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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