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전자유통업계 도전 98 (4);선인테크놀로지 박규홍 사장

통신부품 유통업체 선인테크놀로지(대표 박규홍)의 98년을 맞는 각오는 결연하다.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IMF의 한파를 온몸으로 맞고 있기 때문이다. 도산이라는 철퇴를 맞는 동료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당연히 긴장감이 팽배해 있다. 잘나가던 선인테크놀로지로서도 이 상황에서는 멈칫할 수밖에 없다.

올해 선인의 목표는 한마디로 「IMF를 잘 극복하자」다. 위기 뒤에는 반드시 기회가 찾아온다는 믿음을 버리지 않고 있다. 그래서 박 사장은 직원들에게 『아끼고 절약하는 정신으로 올 한해를 견뎌내면 반드시 기회는 온다』는 말로 독려하고 있다. 『현재로선 올해의 사업계획을 수치로 추산해낸다는 것이 무리입니다. 상황이 어떻게 돌변할지 예측이 불가능한 상태기 때문입니다. 단지 직원의 사기를 고양시키고 단합해 기업비용을 최소화하고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올 한해를 무사히 넘기는 것이 최대 과제입니다.』

이를 위해 박 사장은 새해 벽두부터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통신장비 제조회사인 아비브정보통신의 연구인력을 줄이고 이 인원을 일선 기술영업부로 전진 배치했다. 경영상황이 어려울 때일수록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나가겠다는 생각에서다. 「전 직원의 영업인화」를 통한 매출과 이익의 극대화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새해 첫 거래를 미국 ADC사와 시작했다. ADC사의 광통신용 부품을 국내에 공급하는 대리점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다. 이와 함께 지속적인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PCS 3사를 중심으로 영업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또 기존 한국통신을 중심으로 납품해오던 장비를 두루넷, 하나로, 온세통신 등으로 거래처를 넓혀갈 계획이다. 거래처 다변화를 통해 안정적인 영업활동을 벌이는 데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달러환율 인상으로 큰 고역을 치렀습니다. 올해 수입사업은 오퍼세일 위주로 스톡세일을 병행하는 방식을 취할 것입니다. 어려운 경영환경인 만큼 기업비용을 줄이는 것은 당연하지만 강제적인 감원보다 인력의 전환배치를 통해 자연적인 체질개선을 이룰 것입니다.』

선인은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는 차원에서 그동안 줄기차게 실시해오던 사내 직무교육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영업의 활성화를 위해 영어교육과 통신부품, 장비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 전문 영업인의 자질향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업영역도 더욱 전문화한다. 통신장비 제조회사인 아비브정보통신을 특화해 당초 계획했던 멀티미디어사업과 GIS사업을 뒤로 미루고 통신장비사업에 치중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0여년 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결집해 전문회사로 거듭 태어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누구에게나 시련은 찾아옵니다. 특히 우리회사만이 아닌 국내기업 전체가 겪는 어려움인만큼 경제구조 조정이 끝나는 시점에서 다시 부흥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습니다. 그때까지 기업을 견실하게 운영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올해는 모든 경영역량을 결집한 안정적인 회사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무인년 새해를 맞는 박 사장의 얼굴에 새삼 사업초년생같은 각오마저 비쳤다.

<이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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