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측기업체, 부품부족 · 동남아 경제위기로 이중고

계측기기 제조업체들이 부품 부족에다 동남아 경제 위기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외환부족에 따른 국내 은행들의 수입신용장 개설 기피로 주요 부품 확보가 어려워 계측기기 생산업체들이 제품 생산과 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또한 그동안 계측기 주요 수출지역이었던 태국과 인도네시아가 대외채무 지급유예 위기로 치달으면서 수출확대로 내수침체를 벗어나려는 제조업체들에게 찬물을 끼얹고 있다.

전자계측기 생산업체인 전자는 최근 미국, 일본업체에서 제품 주문을 받아 놓고도 계측장비에 들어가는 전기, 전자부품을 수입하지 못해 수출이 불투명하다. 또 다른 계측기 수출업체도 수입신용장이 개설되지 않아 생산량을 크게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기기 측정장비업체인 테스콤의 한 관계자는 『원자재 확보의 어려움을 비교적 덜 받고 있지만 수입 원자재 가격마저 현재 35% 정도 상승해 사업 수익성이 떨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제조업체들이 부품 구매선을 국내로 돌리려 해도 국내 부품업체들도 선수금이나 담보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부품의 국내조달도 마찬가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원자재 구입대금도 바닥나 주문이 들어와도 거절해야 하는 형편인데다 비축된 부품 재고도 얼마가지 않아 바닥이 날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한 『앞으로 수입신용장 개설이 제대로 이뤄지더라도 수입통관에 통상 2~3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원부자재 부족이 심각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최근의 고환율에 따른 가격경쟁력 회복으로 수출의 호기를 맞고도 이같이 계측기기 업체들의 원자재 부족과 자금난이 지속될 경우 휴폐업 사태가 속출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업계에 확산되고 있다.

<온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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