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월드] IMF시대... PC통신에도 "알뜰 바람"

「정리해도제 도입」 「생필품 값 인상」.

국제통화기금(IMF)이란 찬바람이 새해 벽두부터 달갑지 않은 소식들만을 실어오고 있다.

기업들은 군살빼기와 구조조정이라는 숙제를 푸느라 정신이 없고 가정은 가정대로 줄어든 수입과 급등하는 물가 사이에서 살림규모를 맞추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 주부들은 가계부를 다시 꺼내들고 가족들도 용돈 줄이기에 나섰다. 소비가 아닌 절약이 미덕인 시대가 온 것이다.

이같은 알뜰바람은 PC통신에도 예외가 아니다.

절약에 도움이 되는 정보나 서비스는 이용시간이나 횟수가 크게 늘어난 반면 불필요한 오락성 정보의 이용은 한풀 꺾인 모습이다.

IMF시대를 맞아 최근 PC통신상에서 가장 인기를 누리는 곳은 통신인들끼리 무료로 물건을 교환하는 물물교환 코너. 비록 중고이긴 하지만 필요한 물품을 쉽게 얻을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통신인들 사이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다.

천리안의 「알뜰시장(go market)」은 최근 이용건수가 지난해 10월보다 2배 이상 늘어났고 같은달 3만8천건에 그쳤던 나우누리 「그냥 드립니다(go give)」 코너의 접속횟수도 지난해 말에는 5만1천건으로 증가했다.

PC통신을 통해 계좌이체나 잔액조회를 할 수 있는 홈뱅킹 서비스의 이용도 최근들어 증가하는 추세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직접 은행에 가야하는 시간과 노력을 절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3백원에서 최고 1천5백원까지 하는 은행수수료를 거의 내지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외환은행의 경우 PC뱅킹 이용자들에게는 타행계좌이체료 3백원을 제외한 모든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으며 다른 은행들도 대부분 PC뱅킹 이용자들에게는 수수료 면제 혜택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10월 80만건이던 천리안 홈뱅킹 이용건수는 12월말 1백만건으로 늘어났다.

이외에 뉴스, 환율, 외환정보, 재테크정보 등의 서비스들도 이용률이 최고 10배이상 늘어났다. 상황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려면 정확하고 빠른 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와는 반대로 유료로 제공되는 성인정보나 오락정보는 이용이 줄어들었다.

각 PC통신서비스에서 제공하는 성인 부가정보는 최근들어 대부분 이용시간이 평소보다 10∼20% 정도 줄었다. 이밖에도 채팅 등 무료로 제공되는 기본정보의 경우 큰 변화가 없지만 유료로 제공되는 오락성 정보는 이용률이 낮아지고 있는 추세.

아예 ID를 해지하는 이용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데이콤, 한국PC통신, 나우콤, 삼성SDS 등 PC통신업체들은 최근 해지율이 평소보다 20∼30% 정도 증가했다고 밝히고 있다. 절약 차원에서 PC통신 이용을 보류하기도 하고 여러개의 PC통신서비스에 2∼3개씩 ID를 가지고 있던 이용자들은 한개만 남기고 나머지는 이용을 중단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IMF시대를 맞아 PC통신 이용도 거품을 제거하고 실리를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장윤옥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