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성국가」와 「테러」라는 만만한 영화 소재를 잃어버린 할리우드가 새롭게 눈을 돌린 것은 「우주,외계인」이었다. 그 효시격 영화인 「에이리언」(79.86, 92년작)이 부활,오는 10일 한국에 찾아온다.
무려 3편의 영화에 걸쳐 우주 괴물과 사투를 벌였던 여성전사 리플리(시고니 위버)도 4편을 위해 다시 살아났다. 「에이리언 3」에서 끔찍한 외계괴물을 임신한 채 용광로에 뛰어들었던 리플리가 놀라운 영화속 과학기술로 사후 2백년만에 「복제」된 것이다.
「에이리언 4」에서는 향상된 미니어처 및 컴퓨터그래픽 특수효과기술 덕분에 더욱 흉측스러워진 괴물 12마리가 등장하고, 괴물들의 수영장면이 자연스럽게 묘사됐으며, 리플리로부터 인간 자궁을 유전받은 여왕 괴물이 「인간+에이리언」을 출산하기까지 한다. 「인간+에이리언」의 엄마찾기와 인간미 넘치는 로봇 칼(위노나 라이더)의 매력도 볼거리다.
이번 영화는 장 피에르 주네(감독),허브 슈나이더(편집),다리우스 콘지(촬영),피토프(특수효과)등 영화 「델리카트슨」과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의 스탭들에 의해 포장됐다. 특히 다리우스 콘지는 명암배합 조명테크닉과 ENR이라 알려진 새로운 필름 색조기술을 이용,어둡고 음울한 음영을 만들어냈다. 기괴하고 전율적인 분위기를 창출해 영화의 공포분위기를 상승시킨 것이다.
이외에도 「토이 스토리」의 조스 휘돈이 각본을,「브로큰 애로우」의 빌 바달라토와 월터 힐 등이 제작을,「저지 드래드」의 나이젤 펠프스가 미술감독을,「배트맨」시리즈의 밥 링우드가 의상을 맡는 등 할리우드 영화 기술진들이 대거 모였다. 배급사인 20세기 폭스도 2분여의 수중 신 촬영을 위해 54만8천 갤론의 물을 저장할 수 있는 풀장세트를 만들고 6일을 걸려 물을 채워넣었다.
「에이리언 4」는 할리우드 영화계의 현주소를 대변하고 있다. 시나리오에 따라 좌우되는 작품의 예술성보다는 감각적인 영상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에이리언 4」의 소재선택법과 제작방식은 『확실한 수익을 보장하는 컴퓨터그래픽 괴물들이 영화의 예술성을 좀먹고 있다』는 할리우드 영화계 자기반성의 표적이 되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의 손에 기관총을 쥐어 주고(에어 포스 원),우스꽝스런 화성인을 부추겨 지구를 침략케 한(화성침공) 이후 소재 빈곤에 시달리던 할리우드 영화계가 「에이리언 4」의 흥행여부에 따라 시리즈 우려먹기를 본격화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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