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반도체업체들 치열한 시장 쟁탈전

새해 국내 전자산업은 정보통신, 멀티미디어기기 등 특정제품으로 집중, 편중화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해외 반도체업체 국내 지사들도 이들 분야에 마케팅력을 집중한다는 사업계획을 수립, 사업영역이 중복되면서 시장 쟁탈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자산업의 전통적 주력품목인 VCR, TV, 오디오 등 가전제품과 카오디오 등 품목이 국내 공장의 해외이전 가속화 및 사업축소 움직임에 따라 쇠퇴할 것으로 예상되고 디스플레이, 통신제품, CD롬 드라이브 등이 새롭게 급부상하자 외국 반도체업체의 국내 지사들은 이같은 추세를 감안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했다. TI코리아(대표 손영석)는 이동통신, 멀티미디어, 영상 등 3개분야를 올해의 중점 마케팅 분야로 선정하고 이들 제품군에 마케팅력을 집중키로 했다. TI는 자사가 강점을 갖고 있는 DSP기술을 바탕으로 통신 기지국용 DSP제품과 56K 모뎀칩, 그리고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용 드라이버와 칼럼 드라이버 칩 등에 기존 우위를 유지하는 한편 시장확대를 꾀할 계획이다.

모토로라반도체통신(대표 전완수)은 자사 마이크로컨트롤러와 모니터관련 IC 제품군 확대에 힘을 쏟을 방침이다. 특히 지난해 모니터에 장착되는 비디오앰프, 마이크로컨트롤러 등이 판매에 호조를 보인 만큼 올해는 이들 제품 외에도 LCD드라이버 분야로 품목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SGS톰슨코리아(대표 박두진)는 기존 주력제품군인 모니터, TV 등 디스플레이 제품이 지난해 경쟁업체의 공세로 시장점유율이 낮아진 점을 감안, 98년에는 시장 점유율 재탈환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또 세트톱박스 등 시장우위제품은 기존 우세를 유지해가는 한편 새로이 통신분야로 마케팅영역을 확대키로 했다.

일본반도체업체들의 국내 지사들은 기존 「안방」인 VCR, TV, 오디오 등이 급격히 쇠퇴함에 따라 정보가전이나 CD롬 드라이브 등에 마케팅력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LG전자의 올해 CD롬 드라이브 생산대수가 1천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국내 CD롬 드라이브 생산량이 큰 폭으로 늘자 CD롬 드라이브 관련 IC제품에 소니, 히타치, NEC, 도시바 등이 치열한 시장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또 핸드핼드 PC, 웹폰, 스마트폰 등 정보가전제품의 빠른 성장이 기대되면서 이들에 적용되는 명령축약형컴퓨팅(RISC)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을 두고 히타치, NEC 등 시장선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전자업체가 주력하는 분야에 자사의 IC를 납품하느냐에 따라 연 매출액이 1천만달러 이상 차이가 나 특정제품군에 업체들이 몰리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올해는 국내 전자산업이 구조조정을 거쳐 어떤 분야는 도태되고 또 다른 분야는 확대되는 양극화현상이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돼 업체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유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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