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게임기는 PC로 통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PC게임개발사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홍동희씨(막고야 대표)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를 강력하게 역설한다. 그의 이런 전망에 대해 대다수 게임업체들도 고개를 끄덕인다.
지금은 가정용 게임기와 PC게임이 시장을 양분하고 있지만 하루가 다르게 PC의 고성능화가 급진전되고 있어 머지않아 가정용 게임기가 자취를 감출 것 같다는 얘기다.
그 이유는 이렇다. 가정용 게임기는 기록매체를 가지고 있지 않은 특수용도의 컴퓨터다. 따라서 주문형반도체(ASIC)화에 따른 대량생산으로 어느 정도 비용절감 효과를 얻을 수는 있지만 지금처럼 하드웨어 값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경우 마진확보가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결국 가정용 게임기업체들은 소프트웨어 판매로 생기는 이윤으로 채산성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게임기업체들도 미래엔 PC가 게임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전망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것 같다. 세가를 비롯해 많은 게임기업체들이 근래들어 앞다퉈 PC게임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게 바로 그 증거다.
미래 PC게임이 게임시장을 주도할 수밖에 없는 결정적인 이유는 CPU와 멀티미디어화된 주변기기 등 하드웨어의 성능향상이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어 게임기만의 장점인 빠른 그래픽 처리와 음향처리, 조작간편성 등에서 지속적인 우위를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드웨어보다도 중요한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게임기는 PC의 적수가 안될 것으로 보인다. 게임기용 타이틀은 서로 호환이 되지 않아 즐길 수 있는 게임이 한정돼 있는 반면에 PC게임은 누가 제작하든 상관없이 어떤 PC기종에서도 완벽하게 호환된다.
결과적으로 수적인 측면에서 게임기는 PC에 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최근에 출시되는 대다수 PC게임은 게임기만의 자랑거리였던 3차원 기술에서도 그 뒤를 바짝 추격, 지금은 거의 대등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한때는 3차원 기법이 PC게임의 성공요인으로 꼽혔으나 지금은 기본기술에 불과한 게 사실이다. 물론 하드웨어도 마찬가지다. 그래픽카드 및 칩세트 업체들간 3차원 가속기술 개발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값싼 그래픽카드 및 칩세트가 쏟아져 나와 이제는 PC에서도 게임기 못지않게 3차원 폴리곤을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CD롬에 이은 DVD롬드라이브의 등장은 대용량을 자랑하는 게임기의 아성을 무너뜨리는 데 결정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4GB 용량에 달하는 DVD롬과 MPEG기술의 발전은 대용량의 동영상 처리가 자유로워 영화나 CF같은 PC게임들이 등장, 게이머들의 눈을 사로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PC게임이 가정용 게임기를 압도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장점은 네트워크 플레이 기능이다. 현재 세계적인 게임추세는 네트워크화다. 그런데 게임기는 네트워크 기능을 지원하기는 하지만 매우 제한적이고 주변기기 값이 비싼 널리 이용되지 못하고 있다. 반면에 PC는 인터넷이나 PC통신에 적은 비용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어 네트워크 게임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새로운 PC용 주변장치의 잇단 등장도 PC게임 시장을 넓히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상현실용 헤드마운트를 비롯해 진동팩, 서라운드 스피터, 조이스틱 등의 PC용 주변장치들은 PC게임의 재미를 배가시키는 데 한몫을 단단히 해내고 있다.
이처럼 PC게임이 미래 게임시장을 주도할 경우 우리 개발사들도 하드웨어에 얽매이지 않고 좋은 게임개발에만 전념할 수 있어 머지않아 미국과 일본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대기업의 자본과 중소 개발사들의 개발 노하우가 결합할 필요가 있으며 정부차원의 다각적인 지원도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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