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자금지원 호소

IMF(국제통화기금)체제 이후 시중 자금사정이 얼어붙으면서 당초 벤처기업에 투자키로 했던 벤처캐피탈 등 투자자들이 잇따라 손을 빼면서 벤처기업들이 긴급 자금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창업투자사나 엔젤투자자등 벤처 투자자들은 그동안 벤처기업과 자금투자를 협의해 왔으나 IMF체제 이후 신규 투자들을 동결함에 따라 이들의 투자를 통해 외부자금 유입을 기대해온 벤처기업들이 최악의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이같이 외부자금이 끊어지면서 겪는 벤처기업들의 자금난은 사무실 임대료마저 내지 못할 상황에 처한 업체들이 수두룩하며 이미 확보한 주문마저 생산을 위한 투자자금을 확보하지 못해포기하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

네트워크 설치 및 통신장비 개발업체인 알프스정보통신은 화상회의보드 등 쌍방향이 가능한 교육용 화상회의시스템 개발을 추진하면서 J사의 자금을 지원 받기로 했으나 IMF한파가 몰아닥치면서 투자키로 했던 회사마저 자금난에 빠지게 됨에 따라 사실상 투자유치 계획이 무기한 유보됐다.

이에따라 알프스정보통신은 J사와 계약이 성사단계에 들어가자 투자를 포기했던 개인투자자를부랴부랴 찾았으나 이미 이들도 투자의사를 거둬들인 상태.이미 자금이 바닥 난 이 회사는 최근 근처에 있는 사무실 임대료를 내지 못해 후배 사무실로 이전할 수밖에 없었다.

교육용 소프트웨어 업체인 열림커뮤니케이션은 그동안 벤처캐피탈인 L사로부터 계열사의 개발자금을 지원받아 회사를 안정시킨 다음 본격적인 투자를 유치하는 방식으로 투자지원을 받는 방법을 협의해 왔으나 최근의 금융대란으로 보류된 상태이다.

이 회사는 최근 출시한 2개의 신제품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음에 따라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자체적인 경영개선 노력을 한 후 이를 기반으로 추후 투자유치문제를 다시 협의할 방침이다.

데이터모델링툴 개발업체인 한올정보통신도 벤처캐피탈인 M사로부터 투자를 받기로 하고 투자프리미엄 등의 조건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IMF사태가 터지면서 협상이 중단됐다.이 회사는 전사적자원관리(ERP)시스템 개발을 거의 마치고 마케팅 단계에 접어드는 등 본격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점에서 이같은 사태가 발생,자금이 막혀 고민하고 있다.

통신용 부품업체인 M사 역시 D창업투자사로부터 투자를 받기로 합의했으나 IMF이후 이같은 계획이 무기한 유보됨에 따라 심각한 자금난에 빠져 있으며 엔젤투자 등 다른 투자자들을찾고 있으나 이도 여의치 못한 상태이다.이 회사는 이에따라 주문을 받아 놓고도 이를 생산하기 위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포기해야 했으며 조만간 대규모 통신부품 공급주문을 확보할에정인데도 이를 어떻게 생산할 수 있을 지 고민하고 있다.

벤처기업들은 『자금여력이 없는 벤처기업들이 겪는 고통은 일반 기업의 두배에 달한다』며 『벤처기업들이 이런 어려운 시기를 잘 넘기고 뿌리를 든든히 내릴 수 있도록 정부 및 민간투자자들이 좀더 적극적으로 지원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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