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게임대상 97년 결산] 심사평

박승수 심사위원장·이화여대 컴퓨터학과 교수

「97 대한민국 게임대상」 심사는 게임분야와 시나리오분야로 나눠 진행됐으며 게임분야는 올해 출시됐거나 출시 예정인 작품들 중 순수 국내기술로 제작된 작품을, 그리고 시나리오분야는 아직 제작되지 않은 게임의 창작시나리오를 심사대상으로 했다.

시나리오분야는 5개 작품만이 접수됐고 전반적인 작품수준도 기대에 못미쳐 우수상 1개 작품만을 선정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게임분야는 50여개 작품이 접수돼 수적으로도 많았고 작품수준도 상당히 높아 수상작 선정에 어려움이 많았다.

특히 여러 장르와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게임이 접수돼 이들을 하나의 잣대로만 비교하는 것은 다소 무리라고 판단, △흥미 유발 △캐릭터의 친밀성 △애니메이션, 사운드, 그래픽 등 예술성 △기술수준 △독창성 △조작성 분야 등으로 심사기준을 세분했다.

이같은 관점에서 볼 때 어떤 작품은 캐릭터와 예술성은 아주 좋지만 조작성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었고 어떤 작품은 예술성과 조작성은 뛰어나지만 외산 게임과 흡사해 수상권에서 제외된 경우도 있었다.

대상을 받은 「왕도의 비밀」의 경우 모든 면에서 균형있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최인호씨의 소설을 각색한 시나리오도 훌륭했을 뿐만 아니라 그래픽 처리와 조작성도 뛰어났다. 다만 다양성이 다소 떨어졌다는 점이 아쉬웠다.

캐릭터부문의 우수상을 받은 「마이프랜드 쿠」는 마지막까지 대상물망에 올랐다.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지는 않았지만 스토리와 캐릭터의 우수성, 그리고 흥미를 유발하는 몇가지 트릭으로 이제는 한물간 것으로 여겨지던 장르에서 수준작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래픽 부문의 우수상을 받은 「카르마」나 시나리오부문의 우수상을 받은 「제3세계의 카인」도 몇가지 지적사항은 있었지만 뛰어난 작품들이었다.

시나리오부문에서 대상을 받은 「탈」은 캐릭터 설정과 작품의 완성도에 있어서 매우 뛰어난 작품이다. 특히 우리 고유의 캐릭터들을 실시간 액션 롤플레잉 게임장르로 처리하여 매우 재미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97 대한민국 게임대상」은 국제경쟁력이 취약한 우리나라의 게임산업진흥을 위해 제정된만큼 국내 게임업체들에는 상당한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 심사위원 모두는 이러한 점을 감안해 출품작들이 공정한 평가와 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각별히 노력했다는 점을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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