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게임대상 97년 결산] 개발주역 인터뷰

◇게임부문 대상 「왕도의 비밀」

-이정근 한겨레정보통신 사장

『한국의 역사를 소재로 한 게임이 대상을 받았다는 점이 무엇보다도 기쁩니다. 앞으로도 우리 문화와 역사를 소재로 한 제품개발에 주력해 게임이 단순한 오락이 아닌 문화전파 자체로 인식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97 대한민국 게임대상」 게임부문 대상을 수상한 「왕도의 비밀」의 개발업체인 한겨레정보통신 이정근 사장은 앞으로 세계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힌다.

「왕도의 비밀」은 최인호의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된 액션어드벤쳐게임으로 혼란에 빠진 백제시대를 배경으로 곤경에 처한 왕비를 구출하는 당대 최고의 검객 「목만치」의 활약상을 보여 주는 등 우리문화를 게임에 반영한 점이 크게 부각됐다.

일본 게임이 판을 치고 있는 국내 상황에서 우리의 문화를 소재로 한 게임을 개발해야 한다는 이 사장의 평소 지론이 「왕도의 비밀」을 통해 결실을 맺은 것이다.

한겨레정보통신은 지난 93년 서울CTS로 출발, 현재 관련사업을 독립시켜 한겨레인터렉티브, 한겨레테크놀로지, HIC 등 3개사를 산하에 거느리면서 기획, 제작, 유통에 걸쳐 디지털 미디어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 94년에는 게임개발에 착수, 3년간 기술확보에 주력한 후 「왕도의 비밀」을 시작으로 액션게임인 「타이거」, 롤플레잉 게임 「에스퍼」, 3차원 실시간 레이싱 게임 「SECRET」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잇따라 선보일 예정이다.

『일본게임시장에 외국업체가 발을 들여 놓지 못하는 것은 일본게임이 국민정서를 가장 잘 반영한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입니다. 우리도 기술은 외국에서 배울지라도 소재는 국내에서 찾아야 하며 앞으로 저희가 출시할 대부분의 제품도 이같은 점을 반영한 것들입니다』

이 사장은 세가,닌텐도,월트디즈니를 경쟁모델로 삼아 세계 시장에서도 인정받은 제품으로 대한민국 게임대상 2년 연속 수상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힌다.

◇게임부문 캐릭터 우수상 「마이프렌드 쿠」

-두진 EnkST엔터테인먼트 본부장

『게임의 판매보다는 어린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게임에 접근할 수 있도록 캐릭터에 가장 큰 비중을 둔 것이 이같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EnkST엔터테인먼트의 두진 본부장은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게임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어린이들에게 꿈과 환상을 심어 줄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오랫동안 고민해 왔다고 말한다.

두 본부장은 어린이들에게 친밀성을 주기 위해서는 동화적인 캐릭터 개발이 중요하다고 판단, 「마이프렌드 쿠」를 기획했다. 기획 당시, 의도는 좋지만 상품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주위의 우려를 뿌리치고 4명의 개발진과 함께 캐릭터 개발에 상당기간을 투자한 것이다.

상품성이 다소 떨어질지라도 어린이들이 손쉽게 게임에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으리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주위의 우려에도 불구 「마이프렌드 쿠」는 이미 국내외에서 상당량이 판매되고 있다. 특히 해외시장에서 맹위를 더욱 떨치고 있다. 지난 11월 유럽 등지에 10만달러 가량을 판매 했으며 일본 소니사의 가정용 게임기인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에도 탑재될 예정이다.

『국산 게임이 외산제품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국산제품만의 독특한 이미지를 나타낼 수 있는 특성이 있어야 합니다. 이같이 특화된 제품은 해외시장에서도 충분한 가능성이 있습니다』 두 본부장은 국산 게임의 해외시장 진출의 한 방향을 제시한다.

◇게임부문 그래픽 우수상 「카르마」

-김재근 드래곤플라이 그래픽 팀장

「카르마」는 그래픽분야에 있어서만큼은 외국의 우수한 제품에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롤플레잉 게임이다.

개발사인 드래곤플라이가 개발 초기부터 그래픽 분야에 집중적인 투자를 한 결과이다.

『아직도 국내 게임의 그래픽 처리기술은 미흡한 형편입니다. 무엇보다도 이 분야의 전문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판단해 1년간의 개발기간 내내 그래픽작업에 몰두했습니다』

그래픽 분야 팀장을 맡고 있는 김재근씨는 「카르마」가 그래픽분야 우수상을 받은 배경을 이같이 설명한다.

드래곤플라이는 7명의 20대 후반의 젊은이들로 구성된 신진 게임업체이다. 이 중 4명이 그래픽 전문가들이다. 그만큼 그래픽만큼은 독보적인 기술을 자랑한다.

이 회사는 그래픽, 프로그래밍 분야는 어느 정도 기술축적이 이루어졌다고 판단, 앞으로는 완성도를 높인 게임 개발에 몰두할 예정이다.

김 팀장은 『「카르마」 개발로 게임에 대한 새로운 안목을 키울 수 있었다』며 『앞으로는 자체 개발한 3차원 엔진과 툴을 바탕으로 시뮬레이션, 액션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힌다.

◇게임부문 시나리오 우수상 「제3지구의 카인」

-홍동희 막고야 사장

「제3지구의 카인」은 한국정보문화센터가 공모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제작된 롤플레잉 게임이다. 보통의 RPG게임이 주인공의 모험에 초점을 두고 있는 반면 이 게임은 환경오염으로 인한 미래인류의 위기상황과 이에 대한 해결책을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구성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기획분야에 중점을 둔 결과로 생각합니다. 전문 시나리오작가를 기용해 스토리를 재편성했으며 기술진들과 협력해 게임에 맞도록 대사,이벤트 등을 치밀하게 구성했습니다』

홍동희 사장은 다른 누구보다도 기획력을 국산 게임경쟁력 강화의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한다. 막고야는 기획팀 인원만 총 6명으로 기획력에 있어서만은 최고를 자랑한다. 「제3지구의 카인」이 게임분야 시나리오 우수상을 받은 것도 이같은 결과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홍 사장은 앞으로도 롤플레잉게임 개발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한다.

『게임에는 여러 장르가 있지만 국내 상황에 가장 걸맞는 분야는 롤플레잉이라고 생각합니다. 롤플레잉 게임은 다양한 이벤트, 전투장면, 마법기술 등을 복할 수 있는 장르이기 때문에 앞으로 게임이 복합장르화된다는 측면에서 보면 충분한 투자가치가 있는 분야입니다』

홍 사장은 롤플레잉 게임에 시뮬레이션, 액션 등의 기법을 도입해 막고야만의 독특한 게임을 보여 줄 것이라고 말한다.

◇시나리오부문 대상 「탈」

-윤상진 LG소프트 게임제작팀 팀장

『우리가 직접 만든 시나리오로 게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만큼 주인의식과 참여의식도 높일 수 있고 시나리오를 만든 사람이 게임까지 만든다면 완성도를 보다 높을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때문이었습니다』

시나리오 부문 대상작품인 「탈」의 창작 주역인 LG소프트의 윤상진 게임제작 팀장은 『비전문가들이 모여 만든 창작시나리오가 이렇게 큰 상을 받을 줄은 몰랐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윤 팀장은 최근 개발에 착수한 어드벤처형 롤플레잉 게임 「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팀원들에게 직접 시나리오를 만들어 보자고 제안, 이같은 결과를 이끌어 냈다.

『팀원 중에는 이미 창작 소설을 출간한 경험자도 있었고 게임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판단됐기 때문에 가능성을 자신했습니다. 특히 게임 시나리오는 게임에 적용되는 각종 요소를 배려해야 하기 때문에 개발진이 직접 시나리오를 창작한다면 보다 더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윤 팀장은 모든 공로를 팀원들에게 돌리며 앞으로의 포부를 밝힌다.

『게임은 프로그래머, 그래픽 디자이너, 시나리오 작가, 작곡가 등이 한 데 어울려 만드는 종합 예술의 장입니다.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시나리오 부문 대상을 받은 만큼 이같은 점을 최대한 반영해 국내 최고의 게임 「탈」을 내년말에 선보일 것입니다』

<영상정보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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