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가 화제] 케이블TV PP, 세계 시장을 노린다

케이블TV 프로그램 공급업체(PP)들이 협소한 국내시장을 벗어나 세계시장으로 도약을 꾀하고 있다.

그동안 지상파방송이나 지역 민방에 프로그램을 공급해온 PP사들이 해외 시장을 겨냥해 프로그램 수출을 적극 추진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 국내 PP사들의 해외 수출 실적이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지만 앞으로 우리나라와 문화가 비슷한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프로그램 수출이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아시아권 국가들은 우리나라와 역사적, 문화적 동질성이 큰데다 위성방송, 케이블TV 등 새로운 매체의 잇따른 등장으로 콘텐츠 부족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여 국내 PP사들의 유망시장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국내 PP사들의 프로그램 수출은 비록 단발성이기는 하지만 활기를 띠고 있는 게 사실이다. YTN의 경우 내년 1월부터 일본 위성TV에 프로그램을 공급하기로 했으며 중국, 뉴질랜드, 호주 등의 교포 방송에 프로그램을 저렴하게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다큐멘터리 채널인 Q채널은 일본 퍼펙TV, 지상파 방송 TBS, 위성방송 디렉TV, J스카이B, NHK, 중국 CCTV 등에 프로그램을 판매했거나 공급을 추진중이다. 또한 미국의 디스커버리 채널과 공공방송에 프로그램 판매를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CCTV에 프로그램을 공급한 것을 계기로 중국시장을 전략 시장으로 육성하고 있다.

음악채널인 m.net은 내년부터 미국의 한인방송 및 아시안 방송채널에 월 20편 이상의 프로그램을 공급하기로 했으며 말레이시아의 신규 케이블TV 음악채널에 주당 1편 정도의 프로그램을 판매할 계획이다.

현대 계열 음악채널인 KMTV도 일본 퍼펙TV에 프로그램 공급을 추진하고 있으며 J스카이B, 디렉TV 등의 시장도 적극 공략하고 있다.

동아TV는 일본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와 미국, 캐나다, 아르헨티나 등 지역에 여성 관련 프로그램 수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외국어 방송 채널인 아리랑TV는 홍콩의 ATV에 국내 주요 뉴스 프로그램을 공급, 일주일에 한번씩 방영하기로 했으며 DCN은 올해 홍콩의 스타TV, 중국 및 싱가포르의 REGENACT와 올스타, 미국 및 캐나다의 유린영화 등에 총 13만4천달러 규모의 프로그램 판권을 판매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PP사들의 이같은 해외시장 진출 움직임이 아직은 초보적인 단계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국내 PP사들의 경쟁력 향상에 중요한 변수로 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그동안 외국 프로그램 의존도가 높았던 국내 PP사들에 해외시장 진출은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최근 심각한 경제위기를 야기한 환율 폭등 등으로 국내 PP사들은 외국업체의 프로그램판권 구입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판권 구입에 따른 환차손으로 경영위기를 맞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내 PP사들의 해외시장 진출이 아직까지는 비록 아시아권이나 미주, 호주 등의 한인방송에 국한되고 있다는 한계가 있으나 매우 고무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국내 PP사들이 프로그램을 해외에 수출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과제가 한둘이 아니다. 우선 각국의 문화적인 장벽을 극복할 수 있는 프로그램 제작이 활기를 띠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이점에서 아시아권은 가장 유망한 거점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아시아권은 우리와 문화적인 동질성이 유사해 국내 프로그램이 「먹혀들어갈」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아시아권 시장에서의 시청자 반응을 본 후에 유럽이나 미국 등에 프로그램을 수출하는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유럽이나 미국 시장은 문화적인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프로그램 재편집 과정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 전통문화나 국내 소식들을 지구촌 가족들에게 전해줄 수 있는 프로그램도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위성채널 보급확산으로 외국 문물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한국의 전통이나 소식을 다룬 프로그램이 의외로 인기를 끌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보다 콘텐츠 산업이 발달한 미국이나 유럽 등의 경우 우리나라의 전통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이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애니메이션이나 다큐멘터리의 경우 기획단계부터 특정 지역에 국한된 소재보다 국제시장을 겨냥해 제작하는 게 바람직스럽다는 시각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국내 PP사들의 해외시장 진출이 활기를 띠기 위해서는 프로그램의 단발성 판매보다는 특정 매체의 「시간」을 책임지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아직 국내 PP 업계의 현실상 힘들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프로그램 단순판매 보다는 채널 운용권 등을 확보하는 전략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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