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음반시장은 대형 가수들의 활동중단이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4천억원대에 이르는 국내 음반시장에서 65%를 점유하는 가요시장이 서태지,김건모,신승훈 등 밀리언셀러 인기가수들의 활동 중단으로 침체돼 가뜩이나 어려운 음반업계에 한파를 몰아왔다.
히트음반의 경우 경기동향과 무관하게 대량 판매되는 상품 특성에도 불구하고 올해 단 한 장의 음반도 1백만장의 판매량을 올리지 못하는 부진을 거듭했다.
특히 대기업 음반사업은 모든 회사들이 적자를 감수해야 할 정도로 고전을 면치못했다.
대우그룹 계열 음반사인 세음미디어는 올해 7장의 음반을 발매했으나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김형석이라는 인기 음반프로듀서를 24억원에 영입하면서 의욕을 보였으나,발매한 음반마다 실적이 저조했다. 이에따라 세음미디어는 유통사업에 눈을 돌려 「시네뮤직마트」라는 음반소매점을 수도권 일대에 개설하기도 했다.
LG소프트는 한 때 「음반업 포기설」이 나돌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었다. 올해 출시한 앨범 수도 불과 5개에 그쳤다. 지난 7월에는 한국 록밴드인 사하라의 음반을 일본에 라이센스로 수출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으나 국내판매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현대그룹 계열의 금강기획은 음반부문에 대한 사업계획 수정,체제 정비에 주력한 한해였다.올 초 「멀티플러스」라는 레이블을 확정하고 음반판매 대행업을 추진하는등 의욕을 보였으나 매출 부진으로 돌연 「숨고르기」에 들어가기도 했다.
이에 반해 삼성영상사업단의 음반사업은 매출확대 등 본 궤도 진입이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올 경상 손실은 약 1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나 매출은 전년대비 18%가 증가한 5백30억원을 목전에 두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에따라 내년께에는 흑자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찾기도 했다. 이같은 성공에는 잭스키스(1집 65만장),지누션(50만장),박진영(3집 50만장),엄정화(2집 15만장),백스트리트 보이스(팝 15만장)등이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올 초 음반기획,제작,유통 등 전 영역에 걸쳐 사업을 시작한 웅진뮤직은 올해 3백5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20여 타이틀을 출시하고 중견 음반기획사인 월드뮤직을 제휴선에 끌어들여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를 받기도 했다.
대기업들의 올 음반사업은 타이틀 개발 뿐만 아니라 유통망 확충에 박차를 가함으로써 시장환경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움직임을 보여 주목을 끌기도 했다. 예컨대 타이틀 제작보다는 유통망을 적극 개발,소프트웨어 개발에서 배급까지 일관체제를 갖추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이는 현재 낙후된 음반시장을 선진형으로 재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음반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대기업이 음반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여할 필요성이 있느냐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풀지 못한채 한해를 마감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에 따른 적자 보전책이 히트앨범에서 나오지 않고 있는데 따라 대기업의 음반사업 참여의 적절성 논란이 또다시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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