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부품업계 중기 공제사업 기금 관심 가져야]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실사단이 국내 금융권에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요구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삼성, LG, 현대 등 대기업들의 진성어음까지도 할인율이 대폭 상승하고 융통어음 거래는 아예 중단되는 지경에 이르고 있어 중소기업들이 자금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국내 대기업이나 중견기업들에 부품을 납품하고 있는 중소업체들은 자금조달을 위한 융통어음의 발행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으며 납품대금인 진성어음할인도 사실상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중소 부품업체들의 이같은 자금난은 앞으로 전반적인 자금경색으로 국내업체들의 도산이 늘어날 전망이어서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금융시장의 자금경색은 크고 작음을 막론하고 모든 기업들에 부도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업체들에 전자부품을 납품하고 있는 중소 부품업체들은 따라서 거래상대방이 언제 도산할지 모르는 살얼음판을 걸어야 하는 위험천만의 처지에 놓이게 될 운명이다.

중소 부품업체들은 언제 터질지 모를 거래처 부도사태 대비에 안간힘을 쏟고 있으나 아직까지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와 한국전자공업협동조합에서는 중소기업 공제사업기금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하나의 해결책으로 권장하고 있다.

중소기업 공제사업기금이란 기협중앙회가 정부지원을 받아 이 기금에 가입한 중소업체가 거래상대방의 부도나 도산시에 납부액의 최고 10배까지 무담보, 무보증, 무이자로 자금을 대출(1호대출)해주는 제도를 말한다.

이 공제사업기금은 또 거래처가 부도뿐 아니라 기금에 가입한 업체의 자금사정이 어려울 때 납부금액의 5배 이내에서 거래상대방의 진성어음을 연 9%의 금리로 할인(2호대출)해주며 납부금액의 2배 한도 내에서 소액대출(3호대출)도 해준다.

전자공업협동조합은 이 공제사업기금이 거래상대방의 부도위험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현실에서 중소 부품업체들의 안전판이 될 수 있다고 판단, 회원사들에 기금가입을 권유하고 있다.

중소기업 공제사업기금에는 현재 1만66개 업체가 가입돼 있으며 총 기금규모가 3천1백억원에 이른다고 기협중앙회 공제관리부는 밝혔다.

공제관리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 10월까지 거래상대방의 부도로 대출해간 1호대출금액이 7백89억원에 이른다』며 『이는 지난해 동기 2백97억원에 비해 1백54%가 증가, 이미 부도위험이 매우 높아졌음을 나타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전자업종의 중소 부품업체들이 이 기금에 가입한 수가 3백2개 업체에 지나지 않아 이 기금의 활용률이 타 업종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제기금의 한 관계자는 『중소 전자부품업체들은 그동안 전자산업의 호조와 수출비중이 높아 부도 위험성이 타 업종보다 낮았기 때문에 기금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국전자공업협동조합은 국내 전자업종의 세트업체들도 더 이상 부도위험에서 예외는 아니며 중소 부품업체들의 내수비중도 로컬수출까지 합치면 30%에서 40%에 이르기 때문에 거래상대방의 부도시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 기금가입을 해야 할 때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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