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와 非PC(nonPC)통합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게될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CE 2.0」이 최근 선을 보였다. 비PC란 지금까지는 PC와 호환이 불가능했던 일반TV, 케이블채널, 개인용정보단말기(PDA), 세트톱박스, 이동전화 등을 말한다. 넓은 의미로는 복사기 등 사무용 기기, 냉장고 등 백색가전 범주까지 포함된다.
이들 비PC기기의 운용체계(OS)로서 윈도CE의 최대 특징은 「윈도95」와 「윈도NT」 등 윈도OS와 호환이 가능하다는 점. 따라서 윈도CE는 윈도OS의 축소판으로서 PC와 비PC기기 데이터를 서로 주고받을 수 있다.
윈도CE는 한마디로 윈도의 영향력을 비PC분야로 확대하려는 MS의 야심이 빚어낸 결정체라 할 수 있다.
동시에 선을 뵌 윈도CE2.0기반 비PC기기로는 필립스, LG전자, 샤프, 미쓰비시, 삼성전자, 휴렛팩커드 등이 잇따라 발표한 핸드헬드PC(H/PC)와 스마트폰 등이 있다. 업계에서는 특히 비PC기기의 대표주자로서 H/PC에 거는 기대가 매우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과거 애플, IBM 등이 각각 1억달러 이상씩 자금을 투자해서 개발했던 PDA가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하고 사장된 가장 큰 이유는 PC나 매킨토시 등 표준 컴퓨터와 데이터 호환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H/PC는 윈도CE를 채용함으로써 기존 PDA의 약점을 결정적으로 극복했다는 평가다. 업계는 H/PC에 이어 내년에는 윈도CE2.0이 내장된 웹TV와 디지털TV 등이 잇따라 출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MS에서도 윈도CE에 거는 기대는 윈도95나 윈도NT에 못지 않다. MS는 오는 99년이후 윈도OS 전략의 줄기를 산업용과 일반용 PC는 윈도NT, 나머지 비PC기기는 윈도CE로 교통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앞서 MS는 이미 올 초 윈도95 등 현재의 윈도9x시리즈는 내년에 발표되는 윈도98을 끝으로 윈도NT에 흡수시킨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LG전자, 삼성전자의 가전사업부문과 현대전자, 삼보컴퓨터 등의 신규사업부문이 올초부터 윈도CE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내법인 (주)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CE관련 마키팅을 윈도95와 윈도NT를 전담하는 OEM사업부에 배속시켜 놓고 있다.
MS측은 윈도CE가 과연 비PC산업 태동의 중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는 이달 중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되는 「추계컴덱스97」전시회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필립스, 휴렛팩커드, LG전자, 샤프, 미쓰비시, 삼성전자 등 40여개의 세계적인 전자회사가 윈도CE2.0기반 제품을 발표, 기량을 겨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필립스세미컨덕터, 인텔, 히다치, 실리콘그래픽스(SGI) 등 반도체회사들은 윈도CE2.0용으로 개발된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출품할 예정이어서 올 가을과 겨울은 전세계적으로 비PC열풍이 불어닥칠 전망이다.
윈도CE을 기반으로 한 MS의 비PC산업 주도 전략은 오라클의 네트워크컴퓨터(NC)에 대응하는 것에서 출발하고 있다. 지난 95년 NC아키텍처를 처음 공개했을 때 오라클은 NC 응용분야로 개인용정보단말기, 디지털TV, 웹전화, 세트톱박스 등을 꼽았다. NC전략 역시 산업용 및 일반컴퓨터와 개인용정보기기 및 가정용영상기기와의 호환이 대전제가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편 이번에 발표된 윈도CE 2.0의 주요 기술적 특징은 명암처리가 가능한 컬러 스크린 지원기능과 일반PC와 연결했을 때 데이터의 공유 및 동기화가 가능하다는 점, 그리고 인텔 아키텍처의 지원 등 3가지로 요약되고 있다. 특히 인텔 아키텍처의 지원은 보잘것 없었던 윈도CE 1.0에 대한 괄목할 말한 기능 보강으로 꼽힌다.
내장된 주요 소프트웨어로는 멀티태스킹, 멀티스레딩, 네트워킹 등 윈도95와 윈도NT의 32비트 OS 부분을 비롯 브라우저인 「인터넷익스플로러」 워드프로세서 「MS워드」, 스프레드시트 「MS엑셀」 전자우편 및 일정관리프로그램 「MS아웃룩」 등 상용 애플리케이션 등이다.
<서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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