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평] 보이즈 투 멘 「이볼루션(Evolution)」

90년대 들어 상업적인 성공을 거듭하고 있는 대형 뮤지션이라고 하면 머라이어 캐리와 보이즈 투 멘 정도를 꼽을 수 있다.

그 가운데 머라이어 캐리는 한국에서도 밀리언셀러를 자랑하는 뮤지션이고 국내에서의 판매고는 그녀보다 떨어지지만 보이즈 투 멘도 만만치 않은 팬층을 자랑한다.

필라델피아 출신의 4인조 청년들로 구성된 보이즈 투 멘이 팝계에 그야말로 혜성처럼 나타난 것은 지난 91년이다. 이들은 출범하면서부터 흑인 남성보컬의 정통가문인 모타운 레코드의 적자임을 선언했다. 당시 유려한 하모니를 자랑하는 남성 흑인보컬은 새삼스러울 게 없었지만 상업적인 대성공과 더불어 아카펠라 바람을 다시 불러 일으켰고 유사한 남성 보컬팀 양산을 부추겼다는 점에서 보이즈의 활약은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보이즈 투멘은 1집과 2집 앨범의 엄청난 히트와 함께 빌보드 싱글차트 사상 최장기 1위의 기록을 두번이나 깨기도 했다. 이들은 영화 사운드트랙 음악을 담당하거나 다른 가수들과 함께 여러 노래를 부르기도 하면서 끊임없이 활동을 해 왔지만 정규 스튜디오 앨범발매는 이번 「이볼루션」이 겨우 세번째다. 지난 2,3년간 팀이 해체된다는 소문이 끊임없이 나돌았고 실제로 본인들의 활동은 중단하다시피 해서 이번 앨범은 그들에게 더욱 의미가 크다. 히트 메이커답게 발매하자 마자 앨범과 싱글이 함께 1위 자리에 올라섰는데 싱글 「4 Seasons of Lonliness」는 1위에 오른 다음 엘튼 존의 「Candle in the Wind」에 정상의 자리를 내주는 씁쓸함을 겪기도 했다. 다음 곡으로 준비한 「A Song For Mama」는 노래와 프로듀싱을 두루 섭렵하는 베이비페이스의 작품으로 영화 「Soul Food」의 삽입곡이기도 하다.

10월 중 내한한 것을 포함해 이미 한국은 3번이나 방문했기 때문에 그들에게나 우리팬에게나 한국땅이 낯설지 않을 터인데 이번에는 소년소녀 가장을 위한 자선 농구대회도 열어 이미지 좋은 팀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했다.

실력이야 타고 난 것으로 인정을 받지만 변화와 자극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보이즈의 이번 음악은 일견 지루한 것으로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보이즈 투멘의 인기비결은 여러 사람이 좋아하는 공감대에 호소한다는 점이지만 이번 앨범은 음악적인 실험측면에서는 아무래도 단순하고 평이하기만 해 「천상의 하모니」라는 장점에도 어떤 한계가 느껴진다.

<팝칼럼니스트·박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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