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HP 영업조직 「고객중심」 개편 배경

한국HP(대표 최준근)가 제품 중심에서 고객 중심으로 컴퓨터 관련 영업조직을 전면 개편한 데 이어 대규모 승진을 포함한 후속인사를 실시할 것으로 보여 관련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HP가 이번에 영업조직을 대대적으로 수술한 것은 수요 기업들이 서버에서 PC, 프린터에 이르는 모든 전산시스템 장비를 일괄 구매하는 경향을 반영해, 토탈솔루션 공급체제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되고 있다.

또한 『윈도NT 서버, 윈도NT 워크스테이션 등 새로운 형태의 중대형 컴퓨터가 잇달아 등장하고 있고, 가격인하를 통한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등 급격히 변화하는 국내 중대형 컴퓨터 시장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한국HP의 김윤 전무는 조직개편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HP의 한 관계자는 컴퓨터시스템사업본부(CSO)와 PC 및 주변기기사업본부(CPSD)로 분리된 영업조직을 운용한 결과 『CSO와 CPSD조직이 번갈아가면서 한 기업을 상대하는 자원낭비적 요소가 있었다』며 『이번 조직개편으로 고객별 전담 대표사원(가칭)을 배치, 해당 고객이 원하는 모든 솔루션을 제공하는 고객밀착형 서비스가 가능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즉 기존 유닉스서버와 워크스테이션 등을 판매해온 CSO는 EAO(Enterprise Accounts Organization)로, PC 및 주변기기를 취급해 온 CPSD는 CCO(Commercial Channel Oranization)로 각각 사업본부의 명칭을 변경하면서 제품에 관계없이 고객이 원하는 모든 솔루션을 공급토록 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영업부, 마케팅부, TCBU(Technical Computing Business Unit)로 세분화된 EAO는 국내 대기업을 주축으로 공공기관 등 대형 고객을 대상으로 직판영업에 주력토록 했다. 그리고 컨수머, 커머셜, SRO(Solution Resellers Organizatipon) 등 4개 팀으로 새롭게 짜여진 CCO의 경우에는 컨수머팀은 일반 개인사용자를 겨냥해 데스크젯프린터, 스캐너, 복합기 등을 취급하고 커머셜팀은 레이저프린터, 플로터를 주력품목으로 일반 기업체시장을 공략토록 한 것.

또 기존 CSO조직에서 넘어온 SRO팀은 PC및 PC서버, 네트워크제품 등을 주축으로 한 솔루션제품들을 취급해, 협력업체와 보다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도록 했다는 게 이 회사의 설명이다.

그러나 한국HP가 안고 있는 과제역시 만만치 않다.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고객 중심적 영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EAO조직과 CCO조직간의 물리적 결합 차원을 넘어 화학적 결합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왜냐하면 중대형 시스템을 판매하는 것과 PC 및 주변기기를 판매하는 방식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고 고객행태 또한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중대형 시스템 판매는 「기술과 서비스를 바탕으로 한 가치」에 무게중심을 둔다면 PC 및 주변기기 판매는 「기술을 기반으로 한 가격」에 비중를 두고 있다. 따라서 이같이 서로 다른 영업방식에 익숙해 있던 영업조직을 어떻게 결합시켜 가느냐는 것이 한국HP 최고 경영진들이 풀어나가야 할 숙제로 보인다.

나아가 이번 조직개편에 촉각을 곧두세우고 있는 기존 고객 및 협력업체들에 이해를 구하고, 보다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느냐 하는 것도 한국HP가 안고 있는 과제라 할 수 있다.

한국HP는 이번 조직개편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조직원의 동요와 고객들의 불안감을 조기에 해소하기 위해 대규모 승진을 기조로 한 후속인사를 실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이희영·김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