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주요 전자업체의 기술성과가 최근 활발히 발표되고 있다.
지금까지 불가능에 가까운 것으로 인식되어 오던 30인치 크기의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를 비롯하여 TFT LCD의 1백40도 광시야각 구동기술, 멀티미디어 국제표준규격에 따라 설계된 대화형 멀티미디어 국제표준시스템, 영상회의, 원격교육 등 실시간 대화형 멀티미디어 그룹통신 서비스에 이용되는 멀티캐스트 프로토콜 등 최근 잇달아 발표되고 있는 국내 주요 전자업체들의 기술개발 실적은 모두 관련분야의 획기적인 기술개발 성과로 국내외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30인치 TFT LCD는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 TFT LCD산업, 나아가 평판디스플레이(FPD) 산업에 또 한차례 지각변동을 불러 일으킬 획기적인 기술개발임에 틀림없다. 특히 LG전자가 세계최초로 디지털TV의 핵심부품인 디지털TV 수신용 집적회로(IC)세트를 개발한 것은 우리나라가 21세기 가전제품의 총아로 꼽힐 디지털TV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이는 분명히 디지털TV분야에서 한국의 기술을 세계최고의 수준으로 한단계 올려 놓는 쾌거라 할 것이다.
지난 90년이후 7년 동안 1천여억원의 연구개발비와 연인원 6백여명의 연구인력을 투입해 TV방송신호를 수신하는 디지털 수신부와 이 방송신호를 디지털로 처리, 영상으로 보여주는 디지털 영상처리부로 구성된 5종의 디지털TV 수신용 IC세트의 개발은 우리나라 디지털TV 기술개발사의 한 획을 긋는 쾌거임에 분명하다.
사실 21세기 첨단 영상기기인 디지털TV 기술개발은 미국, 일본 등 기술선진국 이외에는 언감생심 엄두도 낼 수 없었던 분야였다. 그런분야에 우리나라 LG전자가 뛰어들어 미국, 일본 등 디지털기술 선진국들을 제치고 디지털TV의 가장 핵심부품인 수신용 IC세트를 개발했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세계 방송기술이 급속히 디지털화하면서 디지털TV의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내년부터 디지털 본방송이 시작되는 북미지역에서만 99년 25억달러, 2002년 2백80억달러, 2006년 4백50억달러의 디지털TV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다 2001년부터 디지털방송이 본격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우리나라의 실정을 고려하면 이번 LG전자의 디지털TV 수신용 IC개발은 세계 디지털TV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는 점에서도 높이 평가할 수 있다. 또 LG전자의 이번 개발은 국내 관련업체간 경쟁에 불을 댕겨 디지털방송과 첨단기술 개발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세계 각국 전자업체들의 디지털 TV기술개발 경쟁 등 기술개발 현황을 살펴볼 때 단순히 실험실 수준의 기술개발로 고무되어선 안된다고 본다. LG전자는 대전엑스포 때부터 이의 시제품 개발을 선보이는 등 남다른 노력해왔으나 디지털TV 기술의 경우 현재 일본의 미쓰비시와 미국의 루슨트테크놀로지가 공동으로 개발에 착수하고 있으며 톰슨, RCA, 마쓰시타 등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전자업체들이 앞다퉈 제품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내 전자업체들의 여러가지 기술개발은 시설투자, 전문가양성, 제품생산, 마케팅, 소프트웨어 개발 등이 동시에 치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사업이 그렇듯이 제품생산이나 판매가 적기에 이루어지지 않으면 아무리 훌륭한 제품을 세계최초로 개발했다 하더라도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
삼성전자가 30인치 크기의 TFT LCD를 개발한 것은 15인치 미만의 노트북 PC용 시장과 22인치 미만의 모니터용 시장에 이어 33인치 이상 AV용 시장까지 공략, TFT LCD로 FPD시장을 공략하겠다는 큰 포부가 깔려 있는 것이지만 이를 위해선 경제성 있는 제품개발과 함께 40인치 이상의 대형화 개발에 계속 전념해 나가야 할 것이다. 또 LG전자는 이와 관련한 IC설계 기술개발에 더욱 전념, 현재 대소형 5종으로 이루어진 수신용 IC세트를 더욱 줄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LG전자가 내년 8월부터 IC세트를 활용한 디지털TV를 본격 생산하고 이에 앞서 내년 3월중에 아날로그 TV로 디지털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세트톱박스를 내놓기로 한 것은 디지털TV 사업추진의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되지만 기술개발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항상 경쟁력있는 사업화 실현이란 점에서 국내 기술개발업체들의 많은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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