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는 스타가 움직인다.
할리우드에서 스타는 영화의 캐스팅부터 촬영이 끝날 때까지 막강한 힘을 행사한다. 흥행작의 경우 감독이 주연배우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배우가 감독을 지명하는 것이 관행처럼 돼버렸다.
국내 영화계에서는 충무로 최고의 흥행배우인 한석규가 신인감독의 데뷔작에만 출연하는 등 감독 선택권(?)을 행사하고 있으나, 할리우드에서는 1급 배우들이 스스로 독립제작사를 설립해 감독부터 캐스팅 결정까지 전과정에 관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제작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경우에도 이같은 과정에 상당한 힘을 행사하는데 이는 물론 제작사들이 스타를 보다 믿기 때문이다.
얼마전 메이저 영화사의 작품인 「페노미넌」 홍보차 내한했던 존 터틀타웁 감독은 주연배우를 왜 존 트라볼타로 캐스팅했는가라는 질문에 『존 트라볼타가 나를 선택한 것』이라고 대답했는데 이는 농담이 아니라 할리우드의 스타시스템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에피소드다.
케빈 코스트너, 톰 행크스, 스티븐 시걸 등은 특히 감독 이상의 권한을 가진 대표적 배우들. 「워터월드」에서 제작과 주연을 겸한 케빈 코스트너는 영화 및 비디오의 홍보과정에까지 입김을 행사했다. 비디오 체인점에 설치할 「워터월드」 홍보용 스탠디(종이로 만들어세우는 일종의 광고판)를 단가 5만원 정도에 2미터가 넘는 실물 크기로 제작하도록 한 것. 그는 미국뿐만 아니라 해외 각국 지사에도 이를 따르도록 지시, 영세한 비디오점이 대부분인 우리나라의 경우 비디오 배급을 맡은 CIC한국지사가 곤욕을 치렀다.
역시 간섭이 심하기로 유명한 배우인 톰 크루즈는 「미션 임파서블」 촬영 당시 거장인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에 일일이 제동을 걸어 결국 감독이 촬영을 포기하고 유럽으로 잠적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팔마 감독은 톰 크루즈의 부인인 니콜 키드먼의 설득으로 촬영현장에 복귀했으나 『다시는 톰 크루즈와 작업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는 후문.
스티븐 시갈은 영화의 캐스팅 권한을 독차지하기로 유명하다. 그는 특히 상대역 여배우의 캐스팅에 무리하게 간여,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이같은 현상은 상업영화로 대표되는 할리우드에서 주연배우가 흥행을 결정하는 스타시스템이 정착한 결과로, 1급 배우 개런티가 20억원까지 치솟게 된 우리나라도 언젠가는 배우들이 감독 이상의 결정권을 갖는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선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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