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살롱] 나운환 장애인재활정보센터 소장

장애인에 대한 관심여부가 선진사회를 평가하는 척도라는 것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장애인에 대한 관심은 선진국일수록 높다. 그만큼 사회보장제도가 잘 구축돼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장애인에 대한 관심은 90년대 들어 서서히 일고 있으나 아직 선진국에는 못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정부와 민간단체 등에서 꾸준히 장애인사업을 펼치고 있어 장애인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 관련 많은 사회단체들은 아직도 재정적인 어려움과 단순한 구호차원의 도움 정도 속에 장애인에 대한 전인적인 사업 프로그램을 갖지 못하고 있다.

특히 그러한 프로그램을 갖고 있어도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에게는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장애인의 전인적 사업은 통신의 발달로 가능해졌다. 정부의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과 정보인프라 사업의 일환으로 장애인과 관련된 정보서비스가 속속 등장하면서 장애인에 대한 재활 프로그램이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한국장애인재활협회 산하의 장애인재활정보센터는 국내 장애인 재활 정보통신의 선구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전국에 37만여명의 장애인이 있는데 그 중 4천여명이 통신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재활정보센터는 이들에게 장애인 관련정보에서 상담, 취업알선, 직업교육 등 전인적 교육을 통해 정상인과 대등한 능력을 갖도록 지원하는 기관입니다.』

장애인재활정보센터의 나운환 초대 소장은 장애인이 정상인과 대등한 사회적 혜택을 받기란 신체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정보통신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장애인재활정보센터는 9명의 전문가가 상근하고 있으며 연간 예산은 국고지원 5억원을 포함, 6억원 규모로 아직은 영세하다.

재활정보센터에서는 현재 PC통신망인 「곰두리」를 통해 장애인들의 어려움을 해결해주고 있다. 지난 91년 천리안과 하이텔에서 IP로 운영중인 곰두리는 지난해 한국통신 공공데이터베이스 개발사업 지원단체로 선정, 자체망을 구축해 장애인 재활 종합정보망인 곰두리를 개통시켰다.

올해는 인터넷 상에 곰두리 웹서비스도 개통, ARS와 함께 3대 통신망에 모두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곰두리는 정보검색과 원격교육, 교류 및 행정지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정보검색은 「재활전문 DB」와 「재활현장」 「주간신문」 등으로 짜여져 있는데 재활전문 DB는 정부시책과 관련법규, 전국 3백여개 재활기관, 2천여명의 재활요원, 세계 장애인 복지정책 등이 제공되고 있다.

원격교육은 공무원 시험준비반 및 자격증 대비반 과정을 비롯, 장애인 기족과 종사자 재교육과정, 도서정보, 연구자료실 등이 있으며 통신서비스로 장애인 동호회와 종사자 동호회, 신문고, 재활상담실, 취업알선, 중고물품 거래 등이 제공되고 있다.

나 원장은 『올 3월 보건복지부와 삼성전자의 「작은 나눔 큰 사랑」 모임의 지원으로 시스템 교체와 메뉴변경을 단행할 수 있었다』면서 『PC통신은 선 엔터프라이즈 4000으로, 웹서비스는 선 엔터프라이즈 2000 등 고성능 시스템으로 서비스를 제공해 장애인들이 보다 안정적인 상태에서 통신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며 도움을 준 여러 사람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있다.

『장애인 정보서비스 확산을 위해 내년에는 전국 시도에 점차적으로 재활정보센터를 세워 지방 장애인에게도 정보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는 나 원장은 장애인들의 전문교육 습득을 위해 인터넷 상에서 가상 장애인 전문대학을 설립해야 한다는 주장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재활정보센터는 이번 국회에서 가상교육 관련법이 통과하면 가상전문대학을 운영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재활정보센터가 준비중인 가상전문대학은 고졸 이상 학력의 장애인을 대상으로 수업연한은 3년의 사회복지학과와 행정학과를 시작으로 점차 학과를 늘려 나가기로 했다.

나 원장이 장애인과 인연을 맺기 시작한 것은 대학을 졸업한 후 장애인재활협회에 입사하면서부터다. 92년 협회 정보조사과장으로 재직하면서 장애인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다가 PC통신을 생각하게 됐고 천리안과 하이텔에 방을 개설, 본격적인 장애인 통신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해 협회 산하에 재활정보센터가 분리되면서 초대 소장으로 재직중이다. 그는 앞으로 장애인 통신 복지사업으로 장애인용 컴퓨터 보급과 전용 교육장 설치 외에 컴퓨터업체들이 컴퓨터를 개발하는데 우선적으로 장애인을 배려하는 개발마인드를 확산시키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나 원장은 『장애인용 컴퓨터 보급은 민간단체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며 많은 장애인들이 컴퓨터 교육을 받고 싶어하지만 전용 교육장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특히 국내 컴퓨터업체들도 IBM 등 외국 컴퓨터업체처럼 개발과정에서 장애인에 대한 관심을 가져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컴퓨터는 보편적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장애인에게도 정상인처럼 불편함 없이 사용할 수 있어 장애인 복지차원에서도 장애인 정보통신 확산운동은 보다 활성화돼야 한다』는 그는 『정부와 민간단체의 적극적인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한다.

<양봉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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