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일부 대기업들이 카오디오사업을 정리하고 있는 반면 또 다른 한편에서는 사업을 확대하고 있어 이를 둘러싼 시장판도가 변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경기불안으로 소비자들의 구매심리가 크게 위축돼 카오디오 소비시장(일명 애프터 마켓)의 규모가 줄어들자 이 시장을 겨냥해 카오디오사업을 펼쳐왔던 LG전자, 태광산업 등 자동차회사를 계열사로 갖고 있지 않은 업체들이 사업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삼성자동차 출범과 함께 카오디오사업을 확대강화하고 있어 앞으로 국내 카오디오산업은 납품시장(일명 비포마켓)에 주력하고 있는 대우전자, 현대전자, 삼성전자 등의 3각 체제가 구축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80년대까지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난립했던 국내 카오디오시장은 90년대 들어 중소기업의 몰락으로 대기업 위주로 재편됐다가 최근 또다시 자동차회사를 계열사로 확보하고 있는 일부 업체들로 재편되는 등 변화의 바람을 맞게 됐다.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카오디오사업을 확대강화한다는 방침에 따라 오디오사업부내에 카미디어팀을 발족시켰다. 카미디어팀에서는 내년 3월 출시 예정인 삼성자동차에 공급하는 카오디오 신제품을 개발해 우선 오는 11월께 선보일 예정이며 앞으로 차량용 CDP와 멀티CD체인저 등의 카오디오를 개발해 삼성자동차에 공급할 예정이다. 또 장기적으로는 차량용 항법장치(카 내비게이션 시스템) 등의 미래형 첨단 차량용 전자제품 개발에 주력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전자는 우리나라의 광주공장과 중국 天津 카오디오 공장 및 폴란드 카오디오공장 신설 등을 통한 글로벌 경영으로 카오디오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대우전자는 특히 그룹의 해외경영체제 구축으로 세계 주요 국가들에 자체 유통법인 등을 설립, 이를 해외사업 강화의 계기로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는 또 CDP 등의 고가제품은 국내에서, 카라디오 등의 중저가제품은 중국 등 해외공장에서 생산하는 이원생산체제를 가동할 계획이다.
현대전자 역시 지난해 천진 카오디오 공장의 ISO-9002 인증을 계기로 국내시장뿐 아니라 중국 내수시장 및 유럽, 미국 등 해외시장 개척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전자는 또 차량용 AV시스템, 차량 항법장치 등의 첨단사업에도 나서고 있다.
반면 자동차회사를 계열사로 갖지 않고 있는 LG전자와 태광산업, 해태전자 등은 카오디오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이 회사들이 주력시장으로 삼고 있는 애프터마켓의 경우 일본업체들은 고급 기종들의 가격을 계속 낮춰 국산품과의 가격차를 좁히고 있으며 중국업체들 역시 싼 값을 무기로 중저가시장에서 해외 바이어들을 공략하고 있어 국내업체들의 국제경쟁력이 떨어지는데다 내수시장에서도 불경기로 소비자들의 제품구매가 줄고 있어 사업을 축소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카오디오의 시장구도는 자동차회사를 갖고 있는 3개사로 압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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