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GIS업체 국내 상륙 "주춤"

지난 상반기중 한국지사 설립 결정을 내리면서 「한국내에서의 외국 지리정보시스템(GIS)사 대리전장화」 양상을 예고했었던 외국 GIS업체들의 한국진출 움직임이 다소 주춤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美 ESRI코리아, 캐나다 PCI그룹은 아직 법인 등록도 안돼 한국내 기술지원 사업과 영업활동을 하기 힘든 상황이고 GIS 사용자그룹 형태의 조직인 aMFM인터내셔널 한국지부는 설립신고 만 되었을 뿐 아직 회원체를 구성하지 못했다. 이밖에 영국의 스몰월드사는 국내 법인등록은 했으나 지사장도 없는 협력업체 중심의 임시 체제로 영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국내업계도 외국 GIS업체들의 국내활동 본격화 시점을 내년초로 보면서 이들의 진출 움직임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올초만 해도 상반기내에 한국지사나 법인설립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하겠다는 의지를 굳혔던 이들 업체들의 소극적인 자세에 관련업계의 이목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외국 GIS업계의 한국지사 설립 지연의 배경은 무엇보다는 국내 GIS시장의 경기가 당초 예상과는 달리 부진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도시정보시스템(UIS)프로젝트 및 공공분야 GIS 응용사업 등 상당수의 국책성, 대형 프로젝트가 지연되거나 내년으로 밀리면서 호황쪽으로 전망했던 GIS시장 경기가 예상외로 썰렁해지고 있다는 관련업계의 설명이고 보면 이같은 분위기를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업체별로 보면 ESRI코리아의 행보는 한국내 시장상황에 따른 ESRI 본사의 신중한 태도를 짐작케 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여겨진다.

이 회사는 당초 국가지리정보시스템(NGIS) 매핑분야의 기술개발 및 국내대리점인 캐드랜드의 기술지원을 위한 목적으로 조기설립을 예정했으나 지난달 중순에야 지사설립에 대한 최종 합의를 도출할 수 있었다.

aMFM인터내셔널 코리아의 활동부진은 조직력 부재로 여겨지나 불황에 따른 기업의 호응도가 낮았다는 배경이 더욱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2년간의 시장조사를 마친 후 최근 설립을 발표한 이 조직은 아직도 사용자 그룹과 대학을 중심으로 한 회원체 구성을 못하고 있는 등 예상외로 낮은 사용자 그룹의 호응도 때문에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캐나다 최대의 GIS업체인 PCI그룹은 국내에서의 GIS 시장경쟁 심화 및 기존 대리점의 영업력 열세 등으로 빨라도 내년초에나 지사를 설립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의 스몰월드는 그나마 나름대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사례에 속하지만 국내법인 등록이후 지사장이 파견되지 않아 현재 임시체제로 가동되고 있다. 스몰월드에서 파견한 임직원이 한정보, 한전정보네트웍, 삼양정보시스템 등과 다양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한전 및 한국통신 등에의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정도다.

이와같이 외국업체들의 국내진출 활동이 다소 늦춰지면서 하반기에 격화될 것으로 보였던 시장경쟁의 고삐가 다소 늦춰질 것으로 예상되자 국내에 이미 진출한 기존 선발업체들의 표정이 느긋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들업계는 내년도 시장상황을 섣불리 낙관하기 어려운 만큼 외국지사의 활동본격화가 이뤄질 내년초 시점에 부담감을 느끼고 있기도 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몰월드코리아의 경우, 비록 협력업체 위주의 활동이라고는 하지만 벌써부터 대형 사이트를 노리는 영업으로 기존 사업자들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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