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음악저작권협회(KOMCA)와 국내에 진출한 외국 음반직배사간 저작권료(미케니컬 로열티)에 대한 갈등이 극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음반회사가 음반을 복제 판매할 경우 지불해야 하는 이 미케니컬 로열티에 대한 분쟁은 지난 95년에 처음 발생한 뒤 여러번의 중재와 협의를 거쳤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급기야 지난해 말에 법정에까지 가기에 이르렀다.
이후 10여 개월 동안 진행된 이 분쟁은 지난 8월25일 서울지법 민사합의의 판결에 따라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소니뮤직 등 6개 음반직배사들이 이에 반발해 기자회견를 갖고 판결의 부당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KOMCA 측도 직배사에 맞서 9일 기자 회견을 통해 역공에 나서는 등 강경 대응할 방침이어서 분규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갈등은 KOMCA와 음반직배사들이 1년 이상 마찰을 빚어온 미케니컬 로열티 징수비율 논쟁의 산물이다. 아시아지역의 미케니컬 로열티 징수관례로 인식되고 있는 「음반 도매공급가의 5.4%」와 KOMCA의 징수기준인 「소비자가의 75%」라는 편차에 대한 갈등이 가처분 소송으로 비화됐다. 결국 『외국의 저작권자들에게 얼마의 저작권료를 지불할 것이냐』를 놓고 한국지역 관리자인 KOMCA와 사용자인 음반직배사간 분쟁이 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갈등의 본질은 조금이라도 저작권료를 덜 물기 위해 음반직배사들이 KOMCA와 공방을 벌인 끝에 나왔다. 직배사들이 물러서지 않는 것은 앞으로의 파장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도매가격의 5.4%를 적용해 오던 직배사들간 저작권료와 아시아 국가들에도 영향을 미치며 음반시장이 불황기인 요즘 경영수지가 더욱 악화된다는 절박함도 작용하고 있다.
KOMCA측 역시 해외 음반에 대한 로열티 비율을 인하할 경우 예상되는 국내 음반업체들의 거센 반발을 우려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입장이다. 국내업계로부터 『국내 음반저작권료도 인하하라』는 요구가 일어날 것은 자명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양자 모두가 어려운 입장에 서 있는만큼 이해관계를 떠나 이른 시일 안에 합리적인 조정이 이루져할 것이다. 다국적 음반사들은 국내 실정을 감안한 타협점 모색이 필요하며 KOMCA측도 요율에 집착하지 말고 원만한 협의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번 갈등이 감정싸움으로 비치는 인상을 줘서는 음반업계 전체의 발전에 전혀도움이 안된다는 사실을 양측은 인지해야 한다.
이와 함께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의 기능개선이 반드시 이뤄저야 한다. 이번 KOMCA와 음반직배사간에 마찰을 빚었던 「음반에 대한 미케니컬 로열티 징수비율 조정건」은 저작권심의조정위의 수차례에 걸친 조정에도 불구하고 당사자간 의견조율이 실패하면서 갈등을 증폭시킨 바가 크다.
그동안 저작권심의조정위의 핵심기능인 「저작권 심의 및 분쟁조정제도」에 대한 여러 문제점과 한계가 지적되어 왔다. 조정신청자들조차 저작권심의조정위의 강제력 부재로 조정성립률이 저조한 나머지 민사소송의 부담을 안아야 하는 현실에 대한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따라서 저작권 관련제도를 중재, 조정수단에서 민사소송 이전의 해결수단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저작권심의조정위에 1차적인 분쟁해결권을 부여함으로써 민사소송과 같은 시간적, 경제적 손실을 줄이는 방안이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아무튼 협의점을 찾지 못하고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는 이번 분쟁을 바라보며 정작 이들에게 피해를 보는 것은 애꿎은 음악팬들이라는 점에서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끝으로 이번 사태가 궁극적으로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지는 행위는 절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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