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삼성전자의 안마당격이었던 무선호출 시스템 분야에 신규업체가 잇달아 출사표를 던지면서 시스템 시장의 향후 판도 변화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최근 무선호출 시장이 저속에서 고속시스템으로 급속히 이전하면서 글레네어社 등 후발업체들이 삼성전자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어 선, 후발 업체간 치열한 시장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 고속 무선호출 시스템을 생산하는 업체는 기존 삼성전자외에 글레네어社와 기술제휴해 신규 진출한 흥창,플렉스(FLEX) 방식의 원천 기술업체인 모토로라 등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SK텔레콤과 로커스가 공동으로 고속 무선호출 시스템인 APS시스템을 개발하고 이 시장에 새로 진입했다.
이로써 무선호출 시스템 시장은 저속에서 고속으로 넘어가면서 삼성전자의 독점체제에서 벗어나 4파전 양상으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독무대였던 저속 무선호출 시스템 시장에 비하면 고속 무선호출 시스템 시장은 전혀 다른 양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고속 무선호출 시스템의 시장 점유율면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지금까지 삼성전자는 수도권 지역 사업자인 해피텔레콤과 전국사업자인 SK텔레콤의 일부지역에 공급해 시장 점유율면에서 70%정도를 차지해 아직도 수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이에 대한 후발업체들의 공세도 점점 거세지고 있다.
글레네어와 SK텔레콤이 자체 개발한 제품이 SK텔레콤의 전국 일부 지역에 공급되기 시작했으며 제주도 지역에는 모토로라가 독점 공급했다.
이들 후발업체는 공급 물량면에서는 전체 시장의 30%정도에 불과하지만 2천억원에 이르는 저속 무선호출 시스템 시장을 삼성전자가 독식한 것에 비하면 적지않은 실적이다.
여기에 최근 삼성전자가 공급한 해피텔레콤의 고속 무선호출 시스템이 30초간 호출 지연 현상이 발생하는 등 6천4백bps급 속도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으면서 삼성전자의 입지는 더욱 위축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문제된 시스템내 소프트웨어를 수정하여 이를 해결했다고 발표했으나 회사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은 것이 사실이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저속 무선호출 시스템의 경우 네트웍 아키텍처에 관한 프로토콜을 개방하지 않는 등 다른 시스템 업체들의 진입을 원천적으로 봉쇄해 눈총을 받아왔다.
당시에도 LG정보통신, 현대전자 등이 시장 진입을 노리고 삼성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치열한 공세를 벌였으나 역부족이었다. 결국 무선호출통신사업자들은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삼성의 독주에 장단을 맞출 수 밖에 없었고 내심 신규업체가 진출하기를 바라고 있는 상황이었다.
SK텔레콤이 이미 저속 무선호출 시스템을 삼성전자로부터 공급받았으면서 글레네어社를 낙점하고 한편으로 자체 시스템 개발에 돌입한 것도 여기에 연유한다는 분석이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 무선호출시장이 고속에서 다시 양방향으로 넘어갈 경우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기존 4개업체외에 LG정보통신, 현대전자 등이 양방향 무선호출 시스템 진출을 선언하고 넥서스(Nexus), GW콤 등 원천 기술업체와의 제휴를위해 활발한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양방향 무선호출 시스템 시장에서도 삼성이 「수성」에 성공할지 아니면 신규업체들의 「공세」가 어느정도 실력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강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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