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도체산업은 제8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91∼95년) 기간 중 국책과제로 선정되고 제9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96∼2000년) 기간에는 중점 육성분야로 지정되는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을 바탕으로 빠른 속도로 성장,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생산기술면에서 크게 낙후돼 있으며 특히 시장의 대외의존도가 매우 높은 실정이다.
우선 중국 IC시장을 보면 자국 전자산업 및 그 시장의 급성장세를 배경으로 현재 세계 총 생산량의 8분의 1 가량을 소모할 정도로 팽창해 있으며, 오는 2000년에는 시장규모가 지난해의 약 80억개에서 1백억개로 확대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같은 시장성장 속에서 수입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80%를 넘어서 아직은 외산제품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예로 지난 95년 수입 IC규모는 개수로 59억6천만개(자국산은 전체의 12.4%), 금액으로는 23억8천만 달러(자국산 19.2%)에 달했고, 지난해는 개수로 67억8천만개(자국산 17%), 금액환산 25억9천만 달러(자국산 18.2%)에 이르러 대외의존도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또 생산기술을 보면 93년 이전에는 4인치 웨이퍼 3미크론, 94년에는 4∼5인치 웨이퍼를 이용한 2미크론, 95년에는 6인치 웨이퍼를 이용한 1.2미크론의 미세가공기술을 확보했으며 현재는 6인치 웨이퍼를 이용하는 0.8∼1미크론의 미세가공기술을 사용하는 단계에 올라 있으나 선진국과 비교할 정도는 못된다.
한 예로 메모리의 경우 중국의 순수 국내기술로는 4MD램을 조립할 수 있는 정도이고, 설계 등 전공정기술은 아직 확보하지 못한 상태이다.
이 때문에 생산제품 역시 매우 낙후돼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주로 음향기기나 컬러TV 등에 사용되는 바이폴러나 아날로그IC가 주종을 이루었고, 일부 통신용 제품의 생산은 최근 들어서의 일이다.
중국의 반도체산업은 이처럼 이 분야 선진국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낙후돼 있다. 그러나 향후 성장, 발전가능성은 매우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성장 가능성의 근거는 정부의 적극적인 산업육성책에서도 찾을 수 있지만 실질적인 원동력은 역시 중국의 시장성을 보고 대거 몰려오는 외국업체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이미 중국에는 NEC, 도시바, 히타치, 모토롤러, 루슨트테크놀로지, AMD인텔 등 미국과 일본의 주요 반도체업체들이 거의 모두 진출해 주로 현지업체와의 합작형태로 반도체 조립공장을 설립, 가동하고 있다.
이들 외국업체의 중국 진출은 저임을 이용해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시장성이 유망한 중국시장의 요구에 신속히 대처하려는 것이 목적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중국의 반도체기술이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특히 최근들어 주목되는 움직임은 이들 외국세 가운데 NEC, 모토롤러 등 일부 업체가 미세 대규모집적회로(LSI)분야에 대한 대중투자를 적극화하고 있는 것이다.
NEC의 경우 현지업체 首都鐵鋼公司와 공동설립한 首鋼日電電子有限公司를 통해 선폭 1미크론 이하의 미세가공기술을 채택하는 서브미크론 LSI 제조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NEC는 총 1억1천만 달러가 투입되는 이 공장에 선폭 0.5미크론의 제조기술에 6인치 웨이퍼 대응설비를 구축해 월 8천만장의 6인치 웨이퍼를 생산할 계획이다.
루슨트테크놀로지는 연내 완공을 목표로 6인치 웨이퍼를 이용하는 선폭 0.8미크론급의 서브미크론공장을 현재 건설 중이다.
이 공장에서는 상보성금속산화막반도체(CMOS)를 생산할 방침이며, 월간 생산규모로 6인치 웨이퍼 환산 1만장을 예정하고 있다.
이같은 외국업체들의 대거 진출을 배경으로 중국 반도체산업은 외국의 선진기술을 전수받아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빠른 속도로 좁혀 나갈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고희규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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