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극장가에서 의외의 흥행결과로 인해 영화배급사의 희비가 엇갈리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수백만 달러를 호가하는 영화가 흥행에 참패하는가 하면 아무도 예상치 못한 저예산 영화가관객동원에 성공하고 있는 것.
이에따라 영화의 본고장인 미국 할리우드에서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관객들의 반응때문에영화를 연속히트시킨 유명 제작사나 영화구매 담당자들의 경우 「흥행의 마술사」로 불리며 최고의 대접을 받고 있기도 하다.
지난 5월 개봉되어 서울관객 50만을 동원한 <쇼킹 아시아>는 이름처럼 쇼킹한 흥행으로 영화 관계자를 당황하게 만든 대표적인 영화다.보기에 끔찍한 화면과 선정적인 내용으로 공윤의 심의통과 자체가행운이라고 평가받았던 이 작품은 홍보사가 교체되고 개봉일정이 연기되는소동을 벌인 끝에 개봉되어 예상외로 돌풍을 일으켰다.수입사 월드시네마는 이 영화를 3만 달러에 구입해,대어를 낚은 셈이다.
맥 라이언 주연의 <아이큐>도 영화관계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든 작품.이 영화는 국내배급사인 UIP에서 『흥행이 어렵다』는 이유로 개봉작 리스트에서 제외시켜 국내영화사 유영필름에게 배급권을 넘겼으나 서울에서만 45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UIP는 미국 현지보다 국내에서 훨씬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맥라이언의 지명도를 간과함으로써 큰 손해를 맛봐야 했다.
영국 아드만 프로덕션의 머드 애니메이션 <웰레스와 그로밋>은 그동안 국내에서 『유럽만화가히트한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인해 배급사 BMG가 영화개봉을 포기하고 비디오로 출시할계획이었다.그러나 국내 비디오유통사들마저 이 작품의 에피소드가 짧고 흥행성이 없다는 이유로난색을 표명하자,「울며 겨자먹기」로 극장개봉을 한 것이 관객동원에 성공했다.이 작품의 흥행은 국내시장에 머드애니메이션붐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와 반대로 당초 기대와는 달리 흥행예상이 빗나간 작품들도 많다.<조강지처 클럽>은 미국 박스오피스(주간 흥행실적) 연속 4주 1위를 기록했을 뿐 아니라 지난 96년 제작된 영화가운데 제작비와 흥행실적을 비교한 수익률이 세계 1위를 기록한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국내 흥행은 10만을 밑도는 부진을 보였다.
제작과정에서 부터 화제를 뿌렸던 <올리버스톤의 킬러>는 워너 브라더즈가 개봉한 결과 5만7천명의 관객동원에 그쳤고,줄리아 로버츠를 비롯한 초 호화캐스팅의 <패션쇼>도 서울관객10만명을 겨우 넘겼다.
또한 수입가 4백50만달러로 <제5원소>와 함께 역대 외화수입 최고액를 기록한 <컷스로트 아일랜드>가 관객동원 25만명에 머물렀는가 하면, 3백60만 달러의 <라스트맨 스탠딩>이 20만을 기록해,수입가와 비교하면 형편없는 흥행을 보였다.
이외에도 올여름 화제작가운데 <헤라클레스>와 <스피드2>2편이 외국직배사의 기대에 못미치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20세기 폭스사에서 여름시장을 겨냥한 흥행작 1순위로 대대적인 광고전을 펼친 <스피드2>는 지난 15일 개봉되어 현재 20만 관객에 머물고 있다.이달 5일 개봉한 <헤라클레스>역시 월트디즈니의 기대와 달리 25만명을 동원하는 데에그쳐,비슷한 시기에 개봉되어 관객 90만명을 넘긴 <콘 에어>등 경쟁작에 훨씬 못미치는 흥행성적을 보이고 있다.
<이선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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