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네트워크 세계여행 (12);IP스위칭

가상(virtual)LAN이 네트워크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솔루션으로 각광받게 된 이면에는 IP스위칭 기술이 숨어있다.

특히 가상LAN 구현기술 가운데 가장 발달된 형태로 라우팅기법을 필요로 하는 IP서브네트는 IP스위칭의 힘을 빌어야 비로소 완성된 모습을 띠게 된다.

물론 IP스위칭이 가상LAN만을 목적으로 탄생된 기술은 아니다.

IP스위칭은 원래 IP를 전송프로토콜로 사용하는 네트워크상에서 데이터의 흐름을 보다 빠르게 할 수 있는 방안으로 등장했다고 보는 게 옳다. 가상LAN과 ELAN은 IP스위칭이 응용된 분야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경위야 어떻든 현재 IP스위칭은 LAN 분야에서 가상LAN을 구현하는 데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기술로 인식되고 있다.

IP스위칭이 관심을 끄는 것은 전세계 네트워크의 70% 이상이 IP네트워크로 탈바꿈하고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업 네트워크관리자나 네트워크업체들의 관심은 모두 IP로 통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IP스위칭의 원리는 데이터를 목적지로 보내는 라우팅을 스위칭 속도로 수행하자는 것.

라우터 기능인 라우팅은 OSI 7계층 가운데 각종 프로토콜을 다루는 3계층, 즉 네트워크층에서 담당하며 스위치 기능인 스위칭은 두번째층인 데이터링크층에서 이루어진다.

이같은 구조로 보면 IP스위칭은 네트워크층에서 스위칭을 구현하는 게 목적인 셈이다.

IP스위칭을 다른 말로 3계층(3rd layer)스위칭 또는 멀티레이어스위칭이라고 부르게 된 이유다.

IP스위칭을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컷스루(cut-through) 방식.

이것은 라우터가 처음 데이터를 목적지에 보낸 후 이와 관련한 정보를 스위치에 이관시켜 다음 데이터부터는 라우터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스위치가 데이터를 전송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IP스위칭은 이 방식을 채용함으로써 각 PC로부터 라우터로 몰리는 수많은 데이터가 병목현상을 일으키지 않도록 고안된 기술인 것이다.

IP스위칭을 수면위로 부상시킨 업체는 입실론네트워크.

지난 96년 초 입실론은 ATM상에서 IP를 고속으로 전송할 수 있는 기술과 제품을 최초로 선보였다. 입실론의 IP스위칭은 ATM 지향적인 기술로 초기 FDDI, 고속이더넷, 기가비트이더넷 등을 지원하지 못하는 것이 한계로 지적됐으나 올해들어 기가비트이더넷을 제외한 모든 LAN을 지원하도록 기능이 보완됐다.

당시 입실론의 독주를 막기 위해 제동을 걸고 나섰던 업체는 시스코시스템즈. 시스코는 태그스위칭을 발표하며 기술적 우위를 주장했다.

시스코의 태그스위칭이 입실론의 것과 다른 것은 라우터를 기반으로 WAN 지향적인 성격을 띠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3계층스위칭으로 불리는 IP스위칭에 근접한 시스코의 기술은 넷플로우스위칭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시스코는 최근 넷플로우스위칭을 자사 장비에 탑재했다고 밝혔다.

스리콤은 지난해말 패스트IP로 IP스위칭 진영에 가담했다. 패스트IP는 ATM, 고속이더넷, FDDI, 기가비트이더넷 등 모든 LAN을 지원할 수 있다는 게 장점.

베이네트웍스는 스위치노드를 IP스위칭 기술로 선보였다. 베이는 시스코, 스리콤, 베이 등 빅 3으로 분류되는 업체들 가운데 가장 먼저 제품을 출시, 안정성면에서 인정받고 있다.

이와 함께 메지네트웍스도 멀티레이어스위칭기술을 올해초 선보였다.

현재 이들 업체들이 지원하는 IP스위칭은 IP만을 지원하는 게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으나 향후 IPX, 넷웨어 등 다양한 프로토콜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 ELAN:ATM네트워크상에서 구현되는 가상LAN. 보통 에뮬레이티드(emulated) LAN으로 불린다.

<이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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