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鍾煥
81년 서울대 전자공학과 졸업
87년 서울대 전자공학과 공학박사
92∼93년 미국 퍼듀대 연구교수
88년∼현재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 전자공학과 교수
국제전기, 전자공학회(IEEE) 로봇, 자동화 학술대회 공동위원장
로봇은 용도별로 크게 산업용 로봇과 비산업용 로봇으로 분류된다. 주로 관절형인 산업용 로봇은 프로그램에 따라 생산 라인에서 용접하고 조립하는 단순, 반복 작업용 로봇이고 비산업용 로봇은 서비스용, 의료용, 오락용 로봇 등을 말한다. 최근 연구진들은 지능화하고 있는 비산업용 로봇들을 어떻게 협동작업을 하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으며 이를 응용한 오락용 로봇 제작에 대한 깊은 관심을 두고 있다.
이처럼 오락용 또는 경기용 로봇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로봇들간 팀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로봇에 대한 행동관리 연구가 필수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개체들간 행동 이론을 다루는 연구 분야를 「다개체 시스템」이라고 부른다.
개체란 일반적으로 목적과 행동능력, 그리고 자기가 속한 환경에 대한 정보를 소유하고 있는 한 객체를 말하며 개체의 활동방식을 「행동」이라 한다. 다개체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많은 수의 개체들로 이루어지는 시스템의 구현원리를 정하고 시스템 내에서 개체들이 독자적인 행동을 하면서 동시에 서로 협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동작 메커니즘을 제공해 줘야 한다. 지능시스템에서 개체간 행동들을 효과적으로 제어하고 목적에 맞게 협력토록 하는 분야는 인공지능의 새로운 연구분야로 현재 신경회로망 등을 이용해 활발히 연구하고 있다.
다개체시스템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로봇 축구시스템이다. 로봇이 축구를 하기 위해서는 복합적인 기술이 요구된다. 축구 로봇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세 대의 로봇, 비전시스템, 통신장비, 1대의 주컴퓨터로 이루어진다. 시스템을 구성하는 방법에 따라, 즉 축구를 하기 위한 지능이 어느 곳에 구현되는가에 따라 로봇 중심시스템 또는 비전중심 시스템으로 나눌 수 있다.
로봇 중심의 축구 로봇시스템은 비전시스템을 통해 주컴퓨터에서 처리된 공과 로봇들의 위치 정보를 로봇에 보내 로봇이 이를 이용해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방식이다. 자율이동 로봇이지만 비전시스템을 내재하지 않아 외부의 주컴퓨터가 보낸 정보만을 이용하는 것이다. 로봇은 이동, 통신, 전략구사 등의 모든 처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지능이 요구된다.
주 컴퓨터의 역할은 영상처리와 통신 등의 간단한 일을 하게 되며 이는 단순히 로봇의 외부 센서로 간주된다. 이 방식은 자율이동 로봇의 구현, 분산 인공지능 제어, 협동을 위한 개체들간 통신 등이 요구돼 한창 연구되고 있는 분야다. 비전중심 축구로봇시스템은 무지능형과 지능형으로 설계할 수 있다. 무지능형시스템은 로봇의 주요 구성부가 구동부와 주컴퓨터와의 통신부로 이뤄지며 모든 계산이 주컴퓨터에서 처리된다. 로봇의 구조가 간단하지만 로봇 자체에는 센서 등이 내장되지 않아 정확한 제어를 위해 고속 영상처리 시스템 및 주컴퓨터의 뛰어난 계산능력, 고속통신 등이 요구된다. 이 시스템의 소프트웨어는 모두 주컴퓨터에 집중되어 중앙집중시스템의 장단점을 모두 갖는다.
지능형시스템은 로봇이 간단한 장애물으르 피하고 위치 및 속도제어 능력을 가지도록 구성되어 있다. 주컴퓨터는 비전시스템에서 보내온 데이터로 기본 전략을 계산, 로봇에 어느 위치로 이동하라는 등의 명령을 보낸다. 로봇은 위치제어 등 많은 기능을 내장하고 있지만 주컴퓨터의 부하는 적다. 지능형시스템에서 주컴퓨터는 축구 경기를 위한 전술처리를 담당한다.
주 컴퓨터로는 주로 펜티엄PC가 사용된다. 주컴퓨터의 역할은 비전시스템의 알고리즘 수행과 상황에 따른 적절한 전술을 계산하여 로봇들에 전달하는 것이다. 이때 전술에 대한 계산 시간은 표본화 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행해져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다음 표본화까지 비전 루틴이 지연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펜티엄PC의 연산속도로 볼 때 수 ms(milli-second) 이내에 전술 알고리즘의 계산을 완료할 수 있으며 이는 비전시스템의 표본화 시간에 비해 짧다.
경기장내 물체들의 위치를 알아내기 위해 사용되는 컬러 비전시스템은 컬러 CCD카메라와 영상신호를 처리하기 위한 비전 보드로 이루어져 있다. 비전보드로는 이미지 캡쳐기능을 가진 멀티미디어 보드로도 충분한 성능을 얻을 수 있다. 영상신호의 한 프레임을 저장하는 데 약 33ms이면 된다. 물체의 위치를 계산하기 위해서는 색정보를 이용한다. 단순히 물체의 명암만을 이용할 경우 유사한 밝기의 물체들을 구분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색 정보를 이용할 경우 물체 추출이 더 용이하다. 색을 나타내는 방식에는 RGB나 Y-C 또는 HSI(색상, 채도, 명도)와 같은 색 공간들이 있다.
물체의 위치를 계산하기 위해선 무게 중심법을 이용한다. 무게중심법은 알고리즘이 단순하면서도 영상의 잡음에 상대적으로 둔감한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방식을 이용할 경우 우선 찾고자 하는 물체 색깔인 RGB성분 값 들의 범위안에 있는 픽셀들의 X와 Y좌표를 더한 다음 총 픽셀수로 나누어 물체의 중심위치를 구한다. 이렇게 각 물체의 위치를 찾아낸 후 그 물체를 포함할 수 있는 적절한 크기의 윈도를 설정하여 윈도 내의 픽셀들만을 검사하여 위치를 계산하는 방법을 사용하면 계산시간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로봇 자체의 지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고성능의 CPU가 필요하나 크기 등을 고려할 때는 원칩 프로세서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율성을 위해서는 가능한 많은 센서들을 사용하여야 하고 골을 넣기 위해서는 지능 제어 및 기본적인 행동들을 처리하기 위한 많은 계산이 필요하게 된다. 그러므로 성능 좋은 로봇을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개의 CPU를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제한된 크기 내에 로봇을 제작해야 하는 문제 때문에 사용될 수 있는 CPU의 수는 한정된다. 주로 인텔의 80C196KC(20㎒)가 사용되는데 이 칩내에는 여러가지 기능들이 내장되어 있다. 이와 비슷하거나 성능이 더 좋은 CPU가 있으나 이 칩의 장점은 펄스폭변조(PWM) 신호의 출력이 가능하며 다수 CPU를 위한 통신 모드가 제공된다는 점이다.
로봇이 주변의 장애물을 피하고 원하는 목표물을 찾기 위해서는 센서를 이용해야 한다. 로봇에 흔히 쓰이는 센서는 광(적외선)센서와 초음파센서다. 초음파 센서를 사용하면 먼 거리까지 측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부피가 크다는 것이 단점이다. 반면 광센서는 크기가 작고 구동회로도 많이 필요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추측항법을 위해 로봇에는 2개의 인코더가 내장되어 있는데 이것으로 자신의 위치를 추정할 수 있다. 다만 이 방식에 의한 위치인식은 미끄러짐 등의 요인으로 인하여 오차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경기장 바닥에 그려진 선을 감지하여 위치 보정을 하기 위해서 광센서를 로봇 밑부분에 설치할 수 있다. 또한 공까지의 거리를 잴 수 있는 한조의 광센서 및 공이 전면에 충돌하는 경우를 감지하는 충돌 스위치를 사용할 수 있다. 이밖에 장애물을 감지할 수 있게 광센서를 로봇의 몸체에 장착할 수 있으며 이때 단지 한 영역만 감지할 수 있는 단점을 보완하여 3개의 영역(5㎝, 10㎝, 20㎝)을 감지할 수 있도록 회로를 설계해야 한다.
로봇 축구대회에서는 실시간으로 상대 로봇 및 공의 위치를 비전시스템으로 부터 파악하여 이에 따른 전술명령을 각 로봇에 보내야 하므로 통신 속도 및 전송하는 자료의 내용이 중요하다. 로봇축구에서는 유선통신이 불가능한 만큼 무선통신을 해야 하는데 주로 사용하는 방법은 적외선 통신과 RF통신이다. 적외선통신은 보통 TV리모컨과 같이 통신하는 방식이고, RF통신은 무선자동차 조정기처럼 주파수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축구는 두팀이 경기하는 것이어서 상대편과 똑같은 주파수를 사용하면 혼신이 되는만큼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각 팀은 두가지 주파수를 준비해야 한다. 적외선 통신장치는 주파수영역이 작을 뿐 아니라 생산하는 회사가 제한되어 있어 다양한 주파수 장치를 구하기가 어렵다. 반면 RF통신의 경우 일반 상용 통신모듈을 비롯 무선조종기 및 무선이어폰 등 여러 장치를 변형하여 사용할 수 있다.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보내는 자료의 내용도 중요하다. 이는 각 팀이 축구로봇시스템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비전중심시스템 처럼 주컴퓨터가 모든 로봇을 조종하는 경우는 각 로봇에 주는 신호가 좌우 모터의 속도명령이 될 것이고 자율지능형 로봇 중심시스템이라면 매순간 모든 로봇과 공의 위치만을 보내면 된다.
축구로봇의 소형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구동장치와 전원(건전지)이다. 로봇을 움직이는 구동장치는 크게 소형 DC모터와 바퀴, 모터의 회전각을 알려주는 인코더로 구성한다. 축구 로봇에 사용할 수 있는 DC모터는 적어도 1㎏의 몸체를 초속 1m이상으로 움직일 수 있는 힘과 스피드가 있어야 한다. 바퀴를 나열하는 방식에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지금까지 로봇 축구대회에 나온 방식은 크게 두가지로 리어카와 같은 바퀴방식과 탱크와 같은 캐터필러 방식이다. 바퀴방식은 로봇의 양 옆에 2개의 커다란 바퀴를 달고 앞뒤에는 몸체를 지탱하는 구슬(캐스터)을 다는 것이다. 로봇은 2개의 바퀴가 움직여 작동된다. 나머지 바퀴는 캐터필러를 연결, 작동하게 한다. 보통 탱크나 장갑차의 구동 장치와 같은 모양이다. 좀 더 자유로운 움직임을 위하여는 모든 방향 이동 가능한 구동방식이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
모터 제어방식에는 모터위치를 제어하여 로봇이 원하는 위치로 움직이게 하는 위치제어와 모터속도를 제어하여 로봇이 특정한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는 속도제어방식이 있다. 두 방식은 각각 모터축에 연결된 인코더 신호로 현재 로봇의 위치 또는 속도를 계산하여 이것을 원하는 값과 비교한 후 원하는 값이 될 때까지 모터에 전원을 인가한다. 모터에 전원을 인가하는 방법으로는 펄스폭변조(PWM) 방식을 사용하는데 이것은 모터에 들어가는 전원의 크기를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전원은 일정한 크기로 유지한 상태에서 전원의 온오프(on-off)시간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연구용 로봇과는 달리 축구로봇들은 전원을 내부에 포함하여야 하며 경기 중 지속적으로 모터에 전원을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건전지의 선택은 매우 중요하다. 소형로봇 축구대회의 경우에는 크기 제한도 있기 때문에 성능 및 크기 둘 다 만족해야 된다는 어려움이 있다. 경기도중 반칙 및 상대 팀의 작전 시간등에 의해 대부분의 경기는 20분 내지 25분 동안 진행되므로 30분 정도 지속될 수 있는 전원이라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전원은 CPU 및 센서와 같은 로직부와 모터 구동부에서 소비된다. 로직부에서 전원 소모는 CPU의 사양과 센서의 수 및 작동방식에 따라 달라지며 구동부에서는 모터의 기계적인 성능 및 모터 구동 방식에 따라 차이가 있다.
로봇 축구의 기본전술로는 지역 방어를 들 수 있다. 로봇은 각 역할에 따라 담당지역이 있고 그 지역내에 행동의 우선권을 가지게 할 수 있다. 수비지역 내에서는 골키퍼가 제일 우선권을 가지게 하여 다른 로봇들이 골키퍼의 행동을 방해하지 않은 행동을 선택하게 하여야 한다. 로봇 스스로 구별하여 적용할 수 있는 로봇 중심시스템과는 달리 비전중심시스템은 상대팀의 특성 및 상황에 따라 대응할 수 있게 여러 상황 정보들을 데이터 베이스화하여 운영자가 전술 및 전략을 적절히 선택하여 운용할 수 있게 구성하여야 한다. 로봇 축구경기에도 실제 경기처럼 반칙이 있고, 이에 따른 벌칙이 선언된다. 상황에 따라 페널티킥, 프리킥, 프리볼, 골킥 등이 선언되면 각 팀들은 규칙에 따라 로봇을 놓고 전술, 즉 세트 플레이를 따로 마련하는 것이 좋다. 이 과정에는 반복된 학습 과정이 필요할 것이며 여기에 지능제어 이론들은 적용할 수있다.
축구 로봇시스템 분야는 이처럼 종합적인 연구가 필요한 분야로 향후 더욱 지능화될 수 있으며 수년내에 일반인들도 로봇 축구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대중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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