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총무처-그룹웨어업계간 갈등 실마리 못찾아

정부 예산절감을 주장하는 총무처와 국산 소프트웨어의 수요확대를 요구하는 그룹웨어 업계가 2년 넘게 대립하고 있다.

총무처는 중앙정부 및 지자체 등 공공기관이 사용하게 될 표준 전자결재시스템을 정부전자계산소(GCC)를 통해 개발해서 직접 보급하겠다는 것이고 그룹웨어업계는 민간 수요확대에 앞장서야 할 정부가 오히려 이를 막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양측의 첨예한 대립속에 2년이 넘도록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양측의 입장을 보면 우선 총무처는 지난 95년 확정된 표준 전자결재시스템 개발계획에 따라 현재 정부 각 지방자치단체가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286 및 386기종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도스기반의 전자결재시스템을 개발, 이미 16개 지자체에 제품을 보급한 상태. 총무처는 이어 필요로 하는 모든 기관에 이 소프트웨어를 배포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으며 장차 이 제품의 지속적인 업그레이드 계획까지 세워놓고 있다는 것.

이에 대해 그룹웨어업체들은 이같은 총무처의 발상은 최근 공공기관의 소프트웨어 구매확대를 꾀하고 있는 정부 소프트웨어산업육성 정책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며 철회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룹웨어업체들은 특히 『정부가 말로는 벤쳐 기업 육성을 위해 창업자금과 개발자금 지원계획 등을 내놓고 있지만 실제로는 경쟁제품을 만드는 등 수요확대는커녕 경기침체로 위축된 소프트웨어업체들의 개발의욕을 더욱 꺾어 놓고 있다』며 『총무처의 전자결재시스템이 무상보급될 경우 과연 어떤 기관들이 민간기업에서 제품을 구매해줄지 의문』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총무처측은 『GCC가 전자결제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은 각 정부 부처의 불필요한 중복 예산집행을 막기 위한 조치』이며 『민간 제품을 원하는 기관은 독자적인 구매를 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총무처측은 또 『그룹웨어 무상보급이 민간수요를 위축시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방침 철회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편 그룹웨어업체들이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를 통해 총무처에 최근 요구한 바 있는 업계, 정부, 사용자 참가 공청회는 총무처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에 따라 업계는 15일 참가자 범위를 대폭 축소한 형태의 간담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을 마련했으나 이 역시 총무처 측이 소극적 입장을 보이고 있어 그 성사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함종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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