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보윤리 사각지대 "국제전화 폰팅"

정보화의 부작용이 위험수위를 넘어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요즘 각종 스포츠신문에 집중적으로 광고가 게재되고 있는 국제전화 폰팅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지난 95년 말부터 본격화된 국제전화폰팅은 스웨덴, 이스라엘, 캐나다 등 10여개국에서 음성사서함 형태로 제공되고 있다. 대부분의 음성정보 제공사업자들이 해외교민으로 이들은 자동응답장치(ARS) 혹은 응답하는 이용번호를 수시로 변경하여 항의나 고발 등의 법망을 교묘하게 피해나가고 있다.

특히 국내에 아무런 여과없이 방송되고 있는 스타TV를 비롯한 위성방송에 야간시간대를 이용하여 우리말로 된 광고를 집중적으로 실시하는 등 세력을 넓혀가고 있어 철저한 단속이 절실한 실정이다. 지난해에 1백억원을 밑돌던 이 서비스의 이용금액이 금년도에는 3백50억원을 웃돌 것이라는 한국통신측의 예측이 확산속도를 짐작케 해주고 있다.

최근 국내 전화방이 불법영업으로 판명된 후 대대적인 단속이 가해지면서 전화폰팅 이용자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것도 커다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 서비스 이용을 위해 국제전화카드를 구입할 목적으로 강도행각을 벌인 고등학생이 구속된 사건은 국제전화폰팅의 위험성과 심각성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이같은 음성정보시스템 형태로 운영되는 국제전화 폰팅으로 인한 부작용을 막기 위해 국내 음성정보서비스(700서비스)의 이용을 유도하는 한편 정부차원에서 국제전화 폰팅의 단속에 나서기로 했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로 받아들여진다.

정보사회로의 이행단계에서 정보전달은 필수적이며 유무선 통신이나 PC통신이 일반적인 정보전달 수단으로 자리잡았다는 데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산업사회에서 정보사회로 옮겨가는 과정에서는 평가기준이나 시각의 근본적인 전환이 불가피하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부담도 부수적으로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같은 환경의 변화로 정보윤리 개념이 대두되면서 올바른 윤리개념 확립에 언론매체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새로운 정보체제의 대중화 도입기를 맞아 불건전 정보에 관한 논의가 불가피하며 「정보상품」의 윤리논의가 품질논의에 앞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특히 매스미디어시대를 맞아 정보의 유포대상이 광범위하며 속도 또한 빠르다는 점을 감안할 때 새로운 「정보상품」에 대한 윤리 논의는 강조될 수 밖에 없다.

모든 정보화수단에는 반드시 역기능과 순기능이 따르게 마련이다. 국제전화폰팅 역시 정보사회로의 전환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역기능 중 하나임이 분명하다. 정보화의 부산물인 역기능은 단속으로 해결하기가 어렵다는 특징을 갖고있다. 철저하게 비밀을 유지하며 법망을 피하기 위한 기술을 높여가기 때문이다.

정보화 과정에서 정보윤리가 강조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휴대전화의 통화내용이 무차별적으로 도청당하고 있는 것이 사회문제로 부각된 적이 있다. 이 경우도 기술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역기능의 단면을 보여준 것이다.

국제전화 폰팅이나 휴대전화 통화내용 도청은 의식범이므로 크게 관심을 갖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피해와 파급효과는 개인적인 문제가 아닌 사회문제로 파급된다는점에서 간과해서는 안된다. 피해대상이 청소년층일 경우 한시적이거나 형식에 그친 단속으로 문제를 축소해서는 더더욱 안될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순기능을 강조한 나머지 역기능에 무관심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보화를 위한 노력은 선진국은 물론이거니와 우리와 수준이 비슷한 대만이나 싱가포르도 적극 추진하고있다. 그들도 그와 함께 역기능문제를 심도있게 다루기 시작했다.

새로운 정보체계 확립시기를 맞아 불건전 정보 및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파생물에도 더욱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하겠다.

선진국을 모델삼아 앞만 보고 달려온 우리의 정보통신산업정책을 뒤돌아보는 지혜가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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