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국내 반도체업체의 덤핑제소에 앞장서온 美마이크론社가 최근에는 16MD램의 생산량을 대폭 늘려 가격지지를 위한 감산노력을 펼치고 있는 국내업체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현재 업계가 추정하는 마이크론의 16MD램 생산량은 대략 월 3천만개 정도. 알려진 대로라면 세계 최대의 D램업체인 삼성전자보다 16MD램 시장에서는 앞서는 셈이다.
미국 아이다호주에 소재한 마이크론 공장의 16MD램 생산규모는 삼성전자의 기흥 6,7라인 2개를 합쳐놓은 정도로 웨이퍼 가공능력면에서 보면 월 6∼7만장에 불과하다. 또 일찌감치 2백㎜ 라인으로 시작한 국내업체와는 달리 주력 생산라인을 지난해 들어서야 비로소 1백50㎜(6인치)에서 2백㎜(8인치)로 교체했다.
이처럼 D램시장 영향력면에서 별로 주목받지 못했던 마이크론이 올들어 16MD램 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은 이 업체의 장기인 슈링크(칩 축소)기술을 통해 넷다이와 생산성을 크게 높였기 때문이다. 마이크론은 현재 16MD램 생산에서 0.35∼0.3미크론의 초미세 회로선폭 가공기술을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웨이퍼 한 장당 최고 6백∼7백개의 칩 생산이 가능해진다. 이에따라 원가면에서도 개당 4달러 정도로 한국 및 일본업체의 5∼6달러보다 앞서는 것으로 분석된다.
선발업체들의 감산과 반덤핑제소를 우려한 국내업체들의 소극적인 시장공략도 마이크론의 약진을 가능케한 또 다른 이유로 꼽힌다. 마이크론은 한, 일업체들의 감산으로 인해 생긴 미주시장공백을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확보해나가는 한편 아직 덤핑혐의로부터 자유롭지못한 현대와 LG반도체에 압박을 가해 가격경쟁에서 우위를 지켜왔다는 지적이다.
국내 반도체 3사의 마케팅 담당임원들은 『1M 및 4MD램 시장에서 경험했듯이 마이크론의 전략은 시장선점보다는 성숙기에 들어 슈링크를 주무기로 시장장악을 꾀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현재와 같은 감산 분위기에 결코 호재는 아니지만 64MD램시장 등 향후 시장전망을 볼 때 결코 크게 우려할 만한 사건도 아니라고 말한다.
특히 국내 반도체업체들이 64MD램 시장으로 생산능력을 이전시키지 않고 감산노력을 펼치지 않았다면 지금쯤 각사별 16MD램 생산능력이 마이크론의 2배 정도도 가능하다는 말도 덧붙인다. 즉 16MD램 시장만을 놓고 D램 경쟁력을 논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려의 시각도 적지않다. 무엇보다 마이크론이 지금처럼 대량으로 16MD램을 쏟아낼 경우 16MD램 가격지지가 어려운데다 64MD램 시장으로의 이전도 수요와 생산수율이 마음 먹은대로 오르지 않을 경우 국내업체들이 사면초가에 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대만업체들의 16MD램 대폭 증산이 본격화될 경우 하반기 반도체시장은 64MD램으로 주력시장을 조기이전시키려는 한, 일업체들과 16MD램시장에서 최대한 곶감을 빼먹겠다는 미국, 대만업체들간의 한판 승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김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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