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형반도체(ASIC) 설계용역 및 특정용도 표준형반도체(ASSP) 시장에 참여하는 업체가 크게 늘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에 HVD, 다윈텍, 버사칩스, CMOS테크 등 10여개의 반도체 설계 전문업체가 설립된 데 이어 올 들어서는 다음, 아스텔, 디즈텍 등 6, 7개 업체가 이미 창업했거나 법인등록을 준비 중이다. 이에 따라 1년전만 해도 서두로직, C&S테크놀로지, 사이먼, 에이직프라자 등 불과 7, 8개 정도이던 국내 반도체 설계 전문업체는 현재 20여개사에 이르고 있다.
반도체 설계 전문업체들의 창업이 이처럼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은 ASIC 설계 및 제작 활성화를 위해 반도체 설계 전문업체가 용역설계한 회로디자인을 소자 생산업체가 생산해 주는 「지정 디자인 하우스 제도」 도입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데다 최근의 비메모리 산업 육성붐과 벤처기업 창업붐으로 대기업 및 연구소 출신의 우수한 반도체 설계인력들이 대거 시장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들 신생 반도체 설계업체의 경우 반도체 유통 및 장비 제조는 물론 일반 대기업과 국가 연구소 출신 등 그 기술적 배경이 다양해 그동안 정보통신 등 극히 한정된 분야에서만 이루어진 국내 ASIC 연구 및 제조사업이 전체 산업 영역으로까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반도체 유통 전문업체이던 석영인텍이 ASIC 설계사업에 참여한 데 이어 올해 반도체장비 제조업체인 코삼이 산업용 IC설계사업에 뛰어들었으며, 최근 한국전자도 도시바와 합작으로 MCU 및 전장용 바이폴러IC 설계 전문회사를 설립했다.
또한 ETRI 출신 연구원들을 주축으로 올해 설립된 다음이 이동통신 및 영상처리용 ASIC 설계사업을 개시한 데 이어 같은 연구소 출신이 설립한 아스텔도 현재 ASIC 전문업체로 법인 등록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설립된 HVD는 기존의 반도체 설계업체인 C&S테크놀로지의 연구인력들이 주축이 됐으며, 최근 창업한 S&S테크는 서두로직 출신들이 만든 회사다.
이같은 반도체 설계업체 창업 바람에 대해 한 업체의 관계자는 『대만의 경우 매출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인 ASIC 설계 전문업체 수가 50개를 훨씬 넘고 있다』고 전제하고 『국내 ASIC 산업은 물론 전자 시스템 산업의 내실을 기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반도체 설계업체들이 생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이들 신생 업체의 경우 정보통신과 같은 기존의 영역이 아닌 자동차, FA, 의료기기 등 미개척 분야의 특화된 전문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사업 성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상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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