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중국 VCDP 규제배경과 전망

중국 정부가 중국내 비디오CD플레이어(VCDP) 생산업체들에 올해 말까지 VCDP 생산허가증을 받으라고 통보한 것에 대해 국내 업체들이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일종의 VCDP 생산규제의 하나로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우 영상관련 산업이 VCR나 비디오 테이프 위주로 형성된 우리나라와 달리 VCDP와 비디오CD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VCDP를 생산하는 업체만도 수천군데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소프트웨어인 비디오CD의 불법복제가 기승을 부려 미국으로부터 무역보복 등의 강력한 항의를 받기도 했다.

중국 정부가 VCDP 생산허가증 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표면적인 이유는 VCD 관련업체들이 난립해 있고 신문이나 광고마다 자사 제품에 대해 「精品」(우수제품)이나 유명 브랜드를 강조하는 광고선전이 범람해 소비자들과 우량 제조업체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배후의 이유는 중국에서 비디오CD 관련산업이 활성화된데다 이제는 자국내 업체들이 자체 기술력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판단의 근거로는 중국에서 VCDP를 생산하는 10여 업체가 모여 VCDP위원회를 구성해 중국 업계 공동이익을 모색하고 있으며 특히 이번 VCDP 생산허가증 제도 실시를 위해 중국 정부가 중국의 주요 VCDP업체들에 기술자문을 구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VCDP 생산허가증 발급을 위한 품질등급시험에 대비해 전자공업부 주관으로 萬利達, 新科, 愛多 등 VCDP의 대표적인 업체 대표자들을 소집, VCDP의 생산기술과 품질에 대해 검토한 후 「VCD 제품의 품질요구」란 기술기준 내용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의 VCDP 생산허가증제도 실시를 일종의 산업규제로 보고 있는 또 다른 근거는 최근 중국정부가 VCDP에 대해 취하고 있는 일련의 조치들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이미 중국 신문지상을 통해 올 하반기부터 VCDP에 대한 가격통제를 실시한다고 밝혔으며 외국에서 수입되는 VCDP에 대해서는 안전규격인 「CCIB」마크를 받아야 판매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강화했다. 게다가 중국 정부는 언론과 공동으로 수입제품의 단점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는 등 외산 VCDP에 대한 간접규제도 강화하고 있다.

즉 중국내에서 생산하는 업체들에는 생산허가증을 받아야 생산할 수 있도록 하고 수입품에 대해서는 「CCIB」마크를 획득하도록 판매요건을 강화함으로써 생산, 수입 모두에 대해 규제를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중국에서 VCDP를 생산하고 있는 국내 업체들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국의 VCDP 생산허가증 제도에 대해 국내 업계가 관심을 갖는 이유는 국내업체 가운데 중국으로 VCDP 생산라인을 이전할 계획을 검토하는 곳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내업체들은 이번 VCDP 생산허가증제도 실시에 이어 수입품에 대한 규제강화 조치가 이어지지 않을까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대부분 「CCIB」마크를 획득했으나 앞으로 중국 정부에서 어떤 방식으로 규제를 강화할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수입품에 대해선 기존 「CCIB」마크에다 중국전기인증위원회(CCEE)가 주관하는 「長城」마크 획득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중국 정부가 자국의 VCDP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취한 규제조치』라며 『현재로선 중국내에서의 광고판촉 활동을 강화하는 방안 이외에는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