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네트워크 세계여행 (7);스위칭

데이터통신용 네트워크의 형태는 지난 30여년 동안 세 번의 큰 변화를 겪었다.

네트워크가 첫번째로 옷을 갈아입은 것은 지난 70년대 중반.

6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중대형 컴퓨터, 더미터미널 기반의 메인프레임 네트워크가 75년께부터 미니컴퓨터 네트워크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미니컴퓨터 중심의 네트워크는 단말기(터미널)를 터미널서버를 통해 미니컴퓨터에 연결하는 형태였다.

PC의 등장은 네트워크 환경의 기반을 뿌리째 뒤흔들며 네트워크를 변모시켰다.

지난 85년께부터 PC가 네트워크 전반에 침투하면서 프린터 등 하드웨어 자원을 활용하려는 개인들의 욕구도 증대했다.

이에 따라 대역폭 공유(shared-bandwidth) 개념이 형성됐으며 PC와 다른 하드웨어는 비로소 이때부터 LAN으로 불리는 이더넷, 토큰링의 디바이스(장치)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대역폭 공유 LAN으로 불리는 이 형태는 지난 95년께까지 10년 동안 네트워크 분야를 주도하는 세력으로 군림했다.

그러나 대역폭 공유 네트워크 역시 대역폭 부족이라는 문제에 봉착했다.

정해진 대역폭을 여러 디바이스들이 나눠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갈수록 LAN의 규모가 비대해지고 LAN을 통해 송수신되는 데이터의 크기가 대형화함에 따라 그 한계가 뚜렷해졌다. 대역폭 공유를 가능하게 했던 허브와 라우터가 이를 해결하지 못했던 것은 물론이다.

95년께부터 LAN 분야에서 가히 혁명이라 부를 수 있는 변화가 일어났다. 스위칭시대의 도래가 바로 그것이다.

스위칭은 대역폭전용(dedicated-bandwidth) 방식의 스위치드(switched) LAN을 꾸밀 수 있게 해주는 기술로 이 분야에서 현존하는 최상의 솔루션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대역폭 전용은 대역폭 공유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LAN이 가질 수 있는 최대 대역폭을 디바이스들 역시 그대로 보유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10Mbps 이더넷을 스위치드 방식으로 구축할 경우 여기에 몰리는 PC들은 모두 10Mbps 대역폭을 보장받는 것이다.

스위칭은 서킷스위칭, 패킷스위칭, 셀스위칭 등 세 가지로 분류된다. 이 가운데 LAN과 직접적으로 관련을 갖고 있는 것은 패킷스위칭과 셀스위칭이다.

서킷(circuit) 스위칭은 음성통신용 교환기에서 사용하는 방식이다.

패킷(packet) 스위칭은 문자데이터 통신을 위한 기술. 일반적으로 말하는 LAN 스위칭이 바로 이것으로 이더넷, 토큰링, FDDI 등 각종 LAN에서 주로 사용된다.

셀(cell) 스위칭은 ATM이 고안되면서 탄생된 기술로 LAN과 WAN 두 분야에서 모두 사용되는 게 특징이다.

스위칭 기술의 대두로 그 역할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은 라우터다.

라우터는 원래 LAN 세그먼트간 접속을 위해 등장했으나 스위치에게 그 역할을 넘겨주고 있는 실정이다.

가상(virtual) LAN의 효용이 증가함에 따라 이같은 경향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가상 LAN을 가능케 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3계층 스위칭으로 불리는 인터넷 프로토콜(IP) 스위칭. 이것은 스위치가 라우터 전용이었던 프로토콜 전송기능까지 수행할 수 있게 함으로써 라우터의 입지를 좁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일주 기자>

*미니컴퓨터-중대형컴퓨터와 PC서버 사이에 위치한 컴퓨터.고성능 PC서버의 등장으로 지금은 개념이 사라진 형태.

*스위칭-교환으로 풀이된다.그러나 교환이란 용어는 한 전화에서 송신되는 음성데이터를 다른 전화로 전송하는 것을 뜻하는 의미로 교환기 관련 기술이다. 스위칭과 교환은 실제로 같은 형태를 갖고 있지만 편의상 LAN용(스위칭)과 WAN(교환)용으로 구분한다. 한편 스위칭은 기능, 기술을 뜻하며 스위치는 이 기술이 내재된 장비를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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