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 97년 상반기 전자산업 결산.. 가전

「생산 5.0% 감소, 수출 6.9% 감소, 내수판매 7.7% 감소」.

올 상반기의 가전산업 모습(추정치)이다. 지난해 5대 가전제품의 내수판매가 사상 처음으로 역신장한 데 이어 올들어서는 수출마저 곤두박질치는 고행길을 걷고 있다.

가전제품 수출은 지난해에는 독립국가연합(CIS)과 같은 신흥시장으로 수출지역을 다변화한게 실효를 거두었으나 올들어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CIS지역 국가들이 수입품과 관련한 강력한 정책을 펼침으로써 급강하했다. 또 엔저로 인해 일본업체들의 시장 영역이 계속 확장됨으로써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에 의한 대일 수출마저도 큰 타격을 받았다.

하반기에는 아프리카, 중남미 등지로 수출시장을 다변화해 온 가전업계의 노력이 가시화되고 최근의 엔화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 등으로 전자산업진흥회는 상반기의 6.9% 감소와는 상반된 6.7%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년도 가전수출은 0.4% 감소한 78억여달러에 머물 전망이다.

내수판매의 경우는 지난해의 감소세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보급률이 높고 경기침체 등으로 소비자들의 구매심리가 경색된데다 대형 할인매장과 외산가전이 서로의 뜻이 맞아떨어져 가격파괴 현상을 불러일으키면서 국산가전의 판매가 더욱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하반기에도 주가상승이라는 경기회복 선행지표를 제외하고는 특별한 호재가 없어 가전제품 내수판매가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전 제품 내수판매가 격감함으로써 전년동기와 비교할 경우 상반기의 7.7% 감소보다는 호전되지만 여전히 5.1% 정도 마이너스 신장에 머물 것으로 가전업계에선 예상하고 있다. 연간으로는 6.4% 감소한 약 3조7천3백20억원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상반기에 수요부진과 수입증가로 5% 정도 감소한 가전생산은 하반기에 수출증가에 힘입어 1.2% 증가함으로써 연간 1.9% 줄어든 10조7천8백20억원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컬러TV>

수출 18.2%, 내수판매 6.1%가 각각 감소함으로써 올 상반기의 가전산업 현주소를 대변하고 있다. 지난 95년부터 수출이 급증하면서 주력 수출국으로 떠오른 러시아와 동구권 등지로의 수출감소가 주된 원인이며 내수시장도 불황 여파로 보급포화에 따라 대체수요가 기력을 찾지 못했다. 하반기에도 상반기보다는 감소세가 둔화되겠지만 수출 12.0%, 내수판매 3.0% 감소 전망이 우세하다. 내수시장의 경우 29인치 제품의 판매비중이 33% 수준(5월말 현재)으로 확대돼 주력기종이 25인치에서 29인치로 완전히 이행되고 있는 점이 특징.



상반기중 수출과 내수판매가 각각 38.6%와 8.5% 감소함으로써 시장경쟁력과 채산성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음을 다시한번 보여줬다. 수출의 경우 국내 생산보다는 해외 현지생산을 크게 늘린 탓도 있으나 세계시장 자체도 디지털 다기능 디스크(DVD) 플레이어의 등장과 함께 수요가 위축되는 등 위기에 처한 대표적인 품목으로 지목되고 있다. 내수시장은 경기부진을 그대로 반영해 소비자들의 구매심리가 바닥권을 맴돌고 있어 하반기에도 10% 가까이 줄어들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냉장고>

상반기에 수출은 12.5%, 내수판매는 2.5% 각각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수출의 경우 동남아시아와 중동, 중남미 등에서 상승세를 타며 꾸준히 신장하고 있으며 내수시장도 1.4분기중에는 역신장하는 부진한 양상을 보였으나 2.4분기 들면서 다시 회복됐다. 특히 5백ℓ급 제품의 내수판매 비중이 지난해보다 10% 정도 증가한 43%대로 증가해 주력 기종으로 확실히 자리를 굳혔으며 6백ℓ급 이상 초대형 제품도 그 비중이 지난해 6%대에서 10%대에 육박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수출 13.0%, 내수판매 5.3%씩 증가해 세탁기, 에어컨 등과 함께 그나마 침체된 가전산업에 활력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세탁기>

중남미, 동유럽,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상반기중 수출증가율이 24.3%에 달해 다른 가전제품과 대조를 이뤘다. 내수시장도 7.6% 증가함으로써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8㎏급 이상의 대형제품 비중이 80%를 넘는다. 하반기에도 수출 22.5%, 내수판매 8.5%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전자레인지> 수출은 3.5% 증가해 다소 회복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내수판매는 8.3% 감소, 지난해에 이어 수요위축이 계속되고 있다. 이는 경기침체외에도 아직까지 국내 가정에서 필수품으로 여기지 않는데다 대체수요가 20∼30% 수준에 불과한 등 전자레인지라는 가전제품이 안고있는 한계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반기에도 수출은 4.0% 정도 증가하겠지만 내수판매는 10.0% 정도 줄어들 전망이다.

<에어컨>

최근 가장 부상하고 있는 가전제품이 에어컨이다. 올들어서도 상반기에 수출 14.0%, 내수판매 23.0% 등 두자리수의 신장세를 보였다. 내수판매가 특히 급증한 것은 올초에 실시한 대대적인 예약판매가 주효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에어컨은 또 수익성도 높은 편이어서 가전업계에 효자상품으로까지 인식되고 있다. 하반기에도 수출이 16.0% 정도 증가하고 내수판매는 20.0% 늘어날 것이라는게 업계의 예측이다.

<음향기기>

컬러TV, VCR에 비해서는 다소 감소폭이 적지만 AV기기의 부진을 함께 반영하고 있는 제품이다. 상반기중에 수출 6.5%, 내수판매 6.0%가 각각 감소했으며 하반기에도 수출 4.0%, 내수판매 2.5% 정도씩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라디오카세트와 같은 저가제품은 중국, 동남아 제품들과 비교할 때 경쟁력을 거의 상실함으로써 국내생산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소형가전>

상반기 가정용 진공청소기와 전기보온밥솥을 비롯한 대다수 소형가전제품의 내수판매가 품목별로 8% 내지 최고 20%까지 크게 줄어들었다. 이는 외산 브랜드의 저가공세가 가속화되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는데 상반기만 해도 소형 가전제품 수입이 지난해보다 15% 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커피메이커, 전기면도기 등은 이미 외산이 국내 시장의 90% 이상을 잠식하고 있고 전기다리미, 헤어드라이어 등은 가전업계가 외산 대응형 제품들을 개발하고 있으나 아직 대응력이 취약하다.

그러나 진공청소기는 최근 수출신장세가 뚜렷해지고 수출 마진도 좋은 편이어서 에어컨과 함께 효자상품으로 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미국에 수출도 시작했다.

<가전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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